하지만 지은희는 서른한 살이던 2017년 LPGA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에서 8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부활을 알렸다. 이후 2018년 기아클래식, 2019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에서 정상에 오르며 3년 연속 1승씩을 추가했다. LPGA투어에서 거둔 5승 가운데 3승을 30대 들어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국내에 머물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참가하기도 했다.
지은희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수로 꼽힌다. 2009년 US오픈에서 우승한 뒤 스윙 교정을 시작했고, 매 시즌을 앞두고 스윙을 가다듬었다. 오랜 기간 우승 소식이 끊어지면서 “너무 잦은 스윙 교체 탓”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지은희는 자신의 결점을 보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국내에 머무는 동안에도 스윙 교정을 이어갔다.
이번 대회에서 지은희는 안정된 경기력으로 베테랑의 ‘위엄’을 선보였다. 무더위와 날벌레가 선수들을 괴롭히면서 대부분의 선수가 보기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은희는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이날 10번홀(파5)에서 출발한 그는 첫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을 파로 방어한 뒤 후반 들어 버디 3개를 잡으며 기세를 올렸다.
지은희는 올 시즌 들어 아직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이날 준수한 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치면서 다음 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장타력과 정교한 퍼팅을 겸비한 ANA 인스퍼레이션 챔피언 패티 타와타나낏(21), 신예 아타야 티티쿨(18)은 이날 8언더파 64타로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티티쿨은 이글 2개와 버디 5개를 몰아치며 ‘10대 파워’를 선보였다. 태국 여자골프 간판인 에리야 쭈타누깐(26)은 7언더파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양희영(32)은 3언더파 공동 20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그는 이 대회에서 2015년, 2017년, 2019년 등 2년에 한 번꼴로 우승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대회가 열리지 못해 올해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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