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105/AA.26251434.1.jpg)
요즘 웹소설의 인기가 높은데 그 가운데서 판타지, 로맨스, 무협 분야가 큰 사랑을 받는 중이다. 웹소설을 드라마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보니 판타지 기법을 가미한 드라마들도 심심찮게 방영된다. 판타지의 장점은 시간과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상상력을 무한대로 펼칠 수 있다는 점이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105/AA.26251313.1.jpg)
시간과 맞지 않게 제멋대로 종을 치는 1층 로비의 괘종시계 소리도 짜증난다. 한밤중 시계 종소리를 하나 둘 세던 톰은 13번 울리는 걸 듣고 놀라서 일어난다. 살금살금 1층으로 내려와 시계를 살펴보지만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집주인 바솔로뮤 부인이 아끼는 물건이니 건드리지 말라던 이모의 말을 떠올리며 뒷문을 연 톰의 눈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쓰레기통밖에 없다던 뒤뜰이 아름다운 정원으로 변신한 것이다.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의 스토리를 먼저 꺼냈지만 독서를 하기 전에 작가와 작품에 대한 배경을 살펴보면 소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영국 근대 판타지문학의 대표작인 이 소설은 ‘시간 판타지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특색이 강한 작품이다. 1920년에 태어난 필리퍼 피어스가 1958년에 발표했으니 이미 정복된 홍역이라는 병이 등장한 것이다. 지금 생글생글 친구들이 나중에 작가가 되어 ‘코로나’를 소재로 소설을 쓰면 몇십 년 후 독자들이 ‘코로나가 뭐 대단한 병이라고 자가 격리까지 하나’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필리퍼 피어스는 어린 시절 폐결핵을 앓아 집과 병원에서만 보내야 했다. 그 경험 때문인지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를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폐결핵을 이겨낸 필리퍼 피어스는 절대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환상이나 현실을 통해 치유되고 성장하는 등장인물들을 그렸다.
기존 판타지는 시간과 공간 중에서 공간이 더 중요하게 그려지는 특징이 있다. 주인공이 알 수 없는 과거나 미래로 날아가 그곳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현실로 돌아오는 형식이다.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는 13시라는 독특한 시점에 ‘해티의 과거’와 ‘톰의 현재’가 만나는 환상적 시간을 그리고 있다. 방학이라는 짧은 시간 속의 톰이 만난 해티가 점점 자라 어른이 되는 모습까지 나타난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105/AA.26119914.1.jpg)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