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인사들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제기된 가운데 '이재명계'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지난 6일 민주당 '영남권 잠룡' 김두관 의원과 '친문' 전재수 의원은 "대선 경선 연기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에 다음날인 7일 '이재명계' 민형배 의원은 "대선 필패를 앞당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반발했다.
이어 "경선 연기는 패배를 앞당기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당 지도부가 이런 논란이 더는 뜨거워지지 않도록 서둘러 정리해달라"고 덧붙였다.
전 의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상황에서 경선하면 국민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정치혐오에 무릎 꿇는 자세"라며 "민주당 경선은 시끄러운 싸움판이 아니고, 국가의 미래비전을 놓고 경합하는 성장의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집단면역이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 경선을 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에는 "코로나19 종식이 가시권에 들어오든 그렇지 않든 정부여당의 정책 기조에 큰 변화를 둘 수 없는 사안"이라며 "다시 말해 코로나19는 경선의 고려사항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당헌·당규는 대선(오는 2022년 3월9일) 전 180일(9월10일)까지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경선은 6월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두 달 늦은 '대선 전 120일'(11월9일)까지 선출한다. 대선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야당보다 일찍 후보를 선출해 더 오랜 기간 검증받도록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자칫 야당의 경선 흥행몰이를 손 놓고 지켜만 봐야 할 수 있다는 점, 이른바 '컨벤션 효과'를 빼앗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여권 지지율 1위 주자인 이 지사 측은 '친문 후보' 또는 '제3 후보'를 띄우기 위한 시간벌기가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재명계'에서 지도부의 조속한 정리를 촉구한 만큼, 대선 경선 연기론의 공은 송영길 대표에게 넘어간 상황. 송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경선 연기론과 관련해 "특정 후보를 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룰을 바꿀 수는 없다"고 발언 한 바 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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