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만…" 셀트리온 주주들이 '삼바' 언급하는 이유 [박의명의 불개미 구조대]

입력 2021-05-08 16:00   수정 2021-05-1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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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이 ‘고평가 논란’에 시달린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셀트리온은 2008년 코스닥 상장 이후 임상실패설과 분식회계설에 휩싸였습니다. 2018년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이후에도 고평가설이 끊임없이 제기됐습니다.

고평가 논란에는 공매도가 따라붙었습니다. 과거 전체 거래량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달했습니다.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3일 공매도 금지조치가 풀린 날 셀트리온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공매도 거래대금 1위를 기록했습니다.

논란에 휩싸일 때마다 주주들은 같은 말을 해왔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훨씬 고평가돼 있는데 왜 셀트만 건드리냐. 주가를 내리려는 세력의 음모가 아니냐.”

셀트리온 주주들이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주가수익비율(PER)입니다. 올해 실적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PER은 139.5배입니다. 반면 셀트리온은 PER은 40.9배입니다. 단순 계산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배 이상 고평가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셀트리온 주주 입장에서도 억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코스피 바이오 대장주는 삼성바이오입니다. 7일 종가 기준 삼성바이오의 시총은 53조1967억원으로 5위입니다. 셀트리온은 36조6979억원으로 10위입니다. 2019년 초까지 셀트리온은 코스피 시총 3위였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구했습니다. 누가봐도 셀트리온이 저평가된 거 같은데 삼성바이오와 격차가 왜 계속 벌어지냐고 물었습니다.

전문가들의 답변은 명확했습니다. 바이오시밀러의 전망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한 바이오 애널리스트는 “전세계적으로 대형 제약사들이 바이오시밀러에 뛰어들고 있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바이오시밀러가 각국의 정책, 약값 등에 영향을 많이 받아 불확실성이 높은 산업이고, 이에 따라 할인률을 더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반대로 의약품위탁생산(CMO)는 업황이 밝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대형 제약사들이 자체 생산보다는 위탁생산을 맡기는 추세여서 성장성이 밝다는 것입니다.

CMO는 계약에 기반한 산업이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보다 현재 가치가 높게 평가받는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통상 1~2년 뒤 예상실적을 기반으로 PER을 측정하는데, CMO는 미래 실적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 높은 할인율을 부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셀트리온 주주들은 동의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두 기업의 ‘체급’ 자체가 다른데 삼성바이오가 3배 높은 가치를 받는 게 말이 되냐는 것입니다. 한 셀트리온 주주는 “셀트리온 작년 영업이익은 7000억원이 넘는데 삼성바이오는 2900억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단순한 위탁생산을 하는 기업보다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말도 합니다.

이쯤되면 양측 주장이 다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셀트리온의 기업가치, 삼성바이오의 3분의 1밖에 평가받지 못하는 현상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셀트리온의 고평가 논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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