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까지 급파…英·佛 어업 갈등 격화

입력 2021-05-07 17:14   수정 2021-05-08 01:15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영국과 프랑스가 두 나라 사이에 있는 영불해협에서 어업 갈등을 빚고 있다. 양국은 어업권 확보를 위해 영불해협 최대 섬인 저지섬 인근에 함정과 순찰함을 보내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AFP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해군은 지난 5일부터 함정 두 척을 영불해협으로 파견했다. 이들 함정은 대포, 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순찰함이다. 함정 파견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영불해협에 있는 영국령 저지섬을 프랑스 어선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이뤄졌다.

프랑스도 이에 맞서 해안 순찰선 2대를 파견했다. 앞서 아니크 지라르댕 프랑스 해양부 장관은 저지섬 정부가 프랑스 어선을 상대로 조업 허가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보복을 경고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해저케이블 차단으로 전력을 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지섬은 전력 사용량의 95%를 프랑스에 의존하고 있다.

프랑스 어선들은 6일(현지시간) 저지섬에서 어업권 확보를 위한 시위도 벌였다. 프랑스 저인망 어선 약 60척은 이날 새벽 저지섬 세인트헤일러 항구에 모여 시위를 한 뒤 오후에 철수했다. 저지섬 정부는 프랑스 어선이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면 조업을 허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갈등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저지섬은 영국령이지만 프랑스 쪽에 가깝다. 그동안 두 나라 간 어업 갈등이 크지 않은 곳이었지만 브렉시트 이후 상황이 변했다. EU는 회원국인 프랑스 편을 들면서 저지섬 정부가 프랑스 어부를 차별하는 규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우리는 어업 접근권을 둘러싼 저지섬과 프랑스 간 긴장 완화와 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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