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갔다 돌아온 디섐보, 톱10 들고 페덱스포인트 1위

입력 2021-05-10 19:07   수정 2021-06-09 00:02

경기가 끝나기 전에 커트 탈락한 줄 알고 서둘러 짐을 쌌다가 비싼 대가를 치른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사진)가 페덱스컵 포인트 1위라는 선물을 받았다.

디섐보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웰스파고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최종합계 4언더파 280타로 공동 9위를 기록했다. 디섐보는 대회가 끝난 뒤 PGA투어가 발표한 페덱스컵 포인트에서 동갑내기 저스틴 토머스(미국)를 밀어내고 새로운 1위로 등극했다.

디섐보는 지난 8일 끝난 대회 2라운드까지 이틀 합계 2오버파를 적어 냈다. 커트 탈락한 줄 알았던 그는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댈러스의 집으로 돌아갔다. 대회장에서 댈러스까지 거리는 약 1600㎞. 하지만 그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커트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자신이 예상한 커트 통과 기준 타수가 1오버파에서 2오버파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디섐보는 이미 퇴근한 조종사 대신 새 조종사를 부랴부랴 수배해 가까스로 대회장에 돌아왔다. 현지 시간으로 새벽에 댈러스 공항을 이륙한 그는 자신의 3라운드 경기 시작 20분 전에 대회장에 도착했다. 불필요한 왕복 비행을 한 번 더한 것.

그는 장시간 비행에도 3, 4라운드에서 순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공동 9위에게 주어진 상금 22만8825달러(약 2억5500만원)를 챙긴 덕분에 추가로 발생한 경비도 보전할 수 있었다. 게다가 톱10이라는 높은 성적 덕분에 페덱스컵 포인트까지 얻어 새로운 1위로 도약했다.

대회가 끝난 뒤 디섐보는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다시 돌아올 만한 가치가 있었다”며 “(두 번의 왕복 비행이) 가치가 있도록 하고 싶었다. 겨우 다시 돌아왔는데 60위권의 성적을 내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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