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다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요 증권사가 올해 코스피지수 상단으로 제시한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코스피지수 상승세를 막았던 미국의 유동성 축소 및 금리 인상, 기업 이익 증가세 둔화, 공매도 재개에 대한 불안감 등의 요인이 제거된 영향이다. 당분간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한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코스닥지수도 1.48% 오른 992.80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보다 상승폭은 작았다. 하지만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의 상승폭은 컸다. 셀트리온헬스케어(2.92%), 셀트리온제약(4.93%), 펄어비스(6.61%) 등이 대표적이다. 외국인과 기관 수급이 개선되면서 대형주로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9668억원, 238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9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기관 순매수액은 지난 1월 7일(1조339억원) 이후 최고치다. 자산운용사(투신)도 이날 1641억원어치 순매수하며 4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올 들어 가장 긴 순매수 기간이다. 순매수액으로도 지난해 4월 9일(1642억원) 이후 최고치다.
주가 상승을 이끈 첫 번째 요인은 미국발 호재다. 지난 7일 발표된 미국 신규 고용은 26만6000명을 기록해 추정치였던 98만 명을 크게 밑돌았다. 기대보다 부진한 고용은 그동안 증시 우려 요인으로 꼽혔던 테이퍼링(유동성 축소) 우려를 떨쳐내기 충분했다. “테이퍼링 조건인 ‘상당한 진전’은 없었다”(바킨 리치먼드연방은행 총재), “아직 갈 길이 멀다”(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은행 총재) 등의 언급이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유가증권시장 기업들의 안정적인 실적 개선도 부각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일 기준 12.4배로 1분기 말(13.7배)보다 낮아졌다. 장중 최고치(3266.23)를 기록한 지난 1월 11일에는 PER이 15배를 넘었다. 같은 3250 언저리지만 이번엔 기업 이익이 뒷받침한다는 얘기다. 유가증권시장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도 9756원으로 2분기 들어서 16.7% 올랐다.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 유입될 것이란 전망의 주된 근거다.
다만 경기민감주 가운데서도 원자재 가격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업종이 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이다. 지금까지는 철강·화학 등 전통산업이 빠른 이익 개선세를 바탕으로 주가가 올랐다. 하지만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높아지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오른 건설·정유·자동차 업종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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