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사는 10일(현지시간) 특파원 화상 간담회에서 “미국이 한국의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정부 또는 미국 제약업체로부터 백신을 조기 공급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화이자 고위임원과의 접촉을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백신에 대해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사는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6000만회 공여 방침에 더해 백신에 대한 지적재산권 면제를 지지한다고 발표하는 등 자국 중심정책에서 일부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한국 정부는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미국이 대중(對中) 견제를 위해 주도하는 쿼드의 코로나19 백신·기후 변화·신기술 등 세 분야에서 진행되는 워킹그룹에 참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관계를 고려해 쿼드에 전면 참여하지는 않지만 코로나19 백신 확보 등의 분야에 있어서는 부분적으로 참여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포용성·개방성·투명성 등 우리의 협력 원칙에 부합하고 국익과 지역, 글로벌 평화 번영에 기여한다면 어떤 협의체와도 협력이 가능하다”며 “이러한 기본 입장에 따라 분야 별로 어떠한 협력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살펴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에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동아시아·오세아니아 선임국장은 지난 7일 “쿼드는 안보 동맹이 아니며,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아니다”라며 “쿼드는 가치를 공유하고 세상에 대해 유사한 관점을 가진 국가들이 공통의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중(反中) 안보전선이라는 국제사회의 인식을 불식하는 한편 한국의 참여에 문을 열어둔 것이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주 북한에 대북 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겠다며 접촉을 시도했고 북한이 “잘 접수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미국의 접촉 시도를 거부한 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내부 검토를 거쳐 답을 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대사는 미국의 새 대북 정책과 관련해 “결과적으로 우리의 입장이 많이 반영된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대북전략이 마련됐다고 평가한다”며 “미국도 모든 과정에서 한국 측과 긴밀히 조율한 것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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