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최근 4거래일 연속 오르며 전날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하루 만에 1% 넘게 하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이 3조5587억원 순매수에 나섰지만, 각각 2조1968억원과 1조3500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투자자들과 기관들의 매도 공세로 하락폭을 키웠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9.87포인트(1.23%) 내린 3209.43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코스피지수가 3249.30에 장을 끝내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지만 간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법인세 인상 추진 이슈와 함께 자본이득세 우려로 하락한 것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줬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고소득자에 초점을 맞춘 '부자 증세'를 공식화하고, 자본이득세의 최고 세율을 현재 20%에서 39.6%로 인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의 자본이득세는 개인이나 기업이 투자 자산을 팔 때 자산 가격 상승분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법인세 인상과 관련해 강도 높은 발언을 한 점도 증시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바이든 정부는 법인세를 21%에서 28%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증권가에선 미국의 법인세와 자본이득세 인상을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상장 첫 날 따상(공모가 2배에서 시초가가 형성된 이후 상한가)에 실패한 데 이어 주가가 26% 넘게 급락했다. SKIET는 시초가(21만원) 대비 5만5500원(26.43%) 떨어진 15만4500원에 장을 끝냈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급락한 영향으로 하락했다. 이들은 전 거래일 보다 각각 2000원(2.4%), 7000원(5.38%) 하락한 8만1200원과 1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 넘게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14.19포인트(1.43%) 내린 978.6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인이 5081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209억원, 2672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중목에선 CJ ENM(0.99%)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1.81%), 셀트리온제약(-2.39%), 카카오게임즈(-1.67%), 펄어비스(-2.61%), 에코프로비엠(-2.50%) 등이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원화 가치 약세)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8원 오른 1119.6원을 기록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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