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광풍 뒤 암호화폐 '거품 붕괴'?

입력 2021-05-11 17:38   수정 2021-06-1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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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의 ‘기축통화’로 꼽히는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비중이 최근 3분의 2로 줄어들며 ‘거품 붕괴’가 임박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2018년 초 60%를 넘어섰던 비트코인 비중이 한 달 만에 32%까지 하락할 정도로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암호화폐) 투기 열풍이 분 직후 시장이 붕괴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도지코인의 거래량이 한 달 새 15배 늘어나고 거래소가 마비될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단타가 급증하는 모양새다.
3분의 2로 쪼그라든 비트코인 비중
11일 암호화폐 시황중계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체 암호화폐 대비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오후 2시 기준 43.1%로 집계됐다. 3개월 전인 2월 11일 60.74%에서 20%포인트가량 내려간 것이다. 이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약 32.8%(업비트 기준) 올랐지만, 이더리움(2.5배), 도지코인(4.5배·2월 24일 상장) 등 알트코인은 더 큰 폭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비트코인은 제자리걸음을 걷는 반면 알트코인은 급등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6800만원에서 6900만원으로 오르는 동안 도지코인은 397원에서 602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지난 8일 한때 889원까지 올랐다가 이틀 만에 555원으로 내려가는 등 심한 변동성을 나타내기도 했다.

JP모간의 암호화폐 전략팀을 이끄는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 투자전략가는 7일 투자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시총 비중의 하락은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하는 알트코인 랠리에서 비롯된 ‘거품(froth)’의 증거”라고 지적했다. 함께 연구를 수행한 니컬러스 콜라스 데이터트랙 대표는 “비트코인 비중이 40%에 도달하면 ‘꽤 빠른 속도’로 알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했다. 2017년 12월 11일 62.8%를 기록한 비트코인 비중은 3주 뒤인 2018년 1월 8일 33.39%로 반 토막 났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은 125만원에서 64만원으로 급락했다.

거래소 잇단 마비…“수십 명 옷 벗을 일”
국내에서도 알트코인 위주의 단타가 폭증하는 모양새다. 업비트에서 지난달 거래된 도지코인 거래량은 총 2795억7500만 개로, 한 달 전(181억3400만 개)과 비교하면 1441.7% 급증했다. 도지코인 거래량은 지난 3월까지만 해도 10억 개를 밑돌았다.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거래소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는 사태가 연이어 터졌다.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5시 전까지만 해도 7200만원 안팎에 머물렀으나 8분 뒤 7797만4000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한 시간 동안 그래프가 뚝 끊어졌다가 갑자기 7100만원대로 내렸다. 빗썸은 “사이트 내 메인 화면 시세, 변동률, 차트 표기 오류 현상이 발생해 긴급 조치 중”이라고 공지를 띄운 뒤 거래를 정상화했다. 빗썸은 지난 5일과 7일에도 “주문 폭증으로 인해 체결 지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공지한 바 있다. 업비트에서도 오전 10시께 “시세 표기 중단 문제가 확인돼 긴급 서버 점검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가 한 시간 뒤 거래가 재개됐다고 알렸다. 서버 중단 등으로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더라도 거래소 약관에서는 회사의 책임이나 배상 범위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뒤늦게 거래소의 약관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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