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상승세가 심상찮다. 12일(현지시간)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3일 공급자물가지수(PPI) 발표를 앞두고 미국 증시에는 물가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파른 물가 상승이 시장금리를 끌어올리고 하반기 연준의 테이퍼링(국채매입 규모 축소) 논의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지난 10일 유튜브채널 한국경제의 ‘허란의 경제한끼’에 나와 “4월 물가 상승률을 시장 예상치(3.6%)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체 모델을 돌려보니 전년 대비 3.9% 상승하는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은 2.8%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수는 “가파른 물가 상승세는 시장 금리를 끌어올릴 수 밖에 없다”며 “6~7월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2%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금리에 취약한 나스닥 기술주뿐만 아니라 다우지수도 6~7월께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은 배제했다. 김 교수는 “적정 금리는 GDP 성장률 수준인 3.6%로 볼 수 있지만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3% 가까이 치솟을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장기화될 것인가로 쏠린다. 김 교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박은 일시적인 게 아니라 기조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수요 측면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히 세다”며 “연말 실제 GDP가 잠재 GDP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공급 측면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 달러가치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막 시작한 서비스업 경기 확장도 물가를 추가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는 미국에 한정된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인플레이션 우려는 미국에 한정된 얘기”라며 “한국 중국 등 물가 수준이 낮은 국가는 오히려 미국 수출이 증가하면서 디플레이션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질 경기와 주가와의 괴리는 우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질 산업생산에 비해 S&P500 지수가 40% 이상 과대평가 돼 있다”며 “최근 주가는 가파른 경제성장률과 풍부한 유동성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3분기 6~7월께 미국 증시 조정을 촉발할 요인으로는 가파른 물가 상승률, 금리상승, 그리고 테이퍼링 논의를 꼽았다. 하지만 3분기 조정은 ‘작은 조정’에 그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3분기 조정은 주가지수 기준 10% 내외의 조정에 그칠 것”이라면서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눌려있던 가계 기업 부채 문제가 불거지면서 증시가 수축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허란 기자
※자세한 내용은 한국경제 유튜브채널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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