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공급수량을 15배로 늘렸지만 2주 만에 300만개가 동났다. 편의점 CU가 대한제분의 곰표, 맥주제조사 세븐브로이와 협업해 만든 수제맥주 '곰표 밀맥주' 이야기다. 곰표 밀맥주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롯데칠성음료가 위탁생산한 물량을 300만개 투입했지만 2주 만에 다시 품절 사태를 앞두고 있다.
곰표 밀맥주 완판…CU "발주 중단"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 11일 일시적으로 점포의 곰표 밀맥주 발주를 중단하고 이달 말 다시 판매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위탁생산으로 공급한 물량 300만개가 2주 만에 완판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제조사인 세븐브로이가 롯데칠성음료에 위탁해 300만개를 대량 생산했지만 물량이 빠르게 소진된 결과다.
이에 이번주까지 CU 점포에 입고된 곰표 밀맥주가 동나면 당분간 품절 상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CU는 판매 재개 시점을 이달 말로 예상하고 있다. 발효 등 맥주를 만드는 약 2주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승택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상품기획자(MD)는 “(곰표 밀맥주가) 엄청나게 팔리는 (속도가) 무섭다"며 "공급량을 늘렸지만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판매량으로 여전히 점포에서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곰표 밀맥주, 카스·하이네켄 제쳤다
곰표 밀맥주는 편의점 맥주 시장에서 카스, 테라, 하이네켄 등 국내외 강자들을 모두 제치고 편의점 캔맥주 시장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곰표 밀맥주는 CU가 지난달 29일 물량을 증량해 공급한 후 불과 이틀 만에 국산과 수입 맥주를 통틀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편의점 맥주 시장에서 기존 강자를 밀어내고 단독 판매하는 협업 제품이 1위에 오르는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CU는 곰표 밀맥주의 하루 평균 판매량은 17만개, 최고 판매량은 26만개에 육박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2주간 판매량은 지난해 월 평균 판매량(20만개)으로 환산하면 무려 30배나 높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CU는 곰표 밀맥주의 호실적에 고무된 분위기다. 실제 CU뿐 아니라 편의점 업계에선 주류 규제 완화로 인기 있는 수제맥주 대량 공급이 가능해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편의점을 비롯한 소매시장이 급성장한 만큼 수제맥주 시장의 판이 한층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지난해 수제맥주 시장에서 2.5배 이상 성장하며 처음으로 유흥시장 비중을 추월했다.
이 MD는 "이달 말 판매 재개 시점에 맞춰 증량을 계획하기로 했다. 앞으로 곰표 밀맥주를 이을 후속 상품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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