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변심에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자, 비트코인 채굴로 인해 폭증한 전력소비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머스크는 12일(현지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비트코인 채굴에 석탄 등 화석연료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며 "테슬라 차량 구입대금으로 비트코인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게 된다면 다시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의 한마디에 이날 비트코인 가격이 10% 넘게 급락하는 등 가상화폐 시장이 요동쳤다.
가상화폐 채굴로 인한 전력소비 폭증 문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계속 거론돼왔다. 지난달 블룸버그통신은 "씨티그룹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에 소요되는 전력량이 2015년에 비해 66배 폭증했다"고 보도했다. 전력소비량이 늘어나면서 야기되는 탄소배출량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감독당국이 주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씨티그룹은 "4월 중순 기준 비트코인 채굴로 인해 발생하는 연간 글로벌 전력 소비량은 143테라와트시(TWh)로 2019년 아르헨티나의 연간 전력발전량보다 4% 많다"고 지적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매년 110TWh 정도의 전력을 소비한다.
특히 "아직 대부분의 전기를 석탄화력발전소에 의해 공급받는 중국 등에서 비트코인 채굴량이 급증하면서 가상화폐와 관련한 탄소배출 문제가 국제적인 골칫거리로 떠오를 수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올해 3월 9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채굴과 거래 과정에서 그 어떤 경우보다도 전기를 많이 소모한다"며 비판했다. NYT는 "비트코인 에너지 소비 지수를 개발한 '디지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한번 거래하면 73만5121건의 비자카드 결제 또는 5만5280시간의 유튜브 시청과 맞먹는 수준의 탄소발자국을 생성한다"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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