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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라탄 공예품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여행을 다녀오면서 사오는 ‘필수 기념품’ 정도로 인식됐다. 동네 골목에 라탄 공예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방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한 지는 3~4년 정도 됐다. 최근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자 라탄 공예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1980년대 후반께 국내에서 라탄 공예가 한 차례 인기를 끌었다. 당시 동남아 등에서 들여오던 라탄 공예 재료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소리소문 없이 자취를 감췄다. 최근 재료 공급이 원활해진 데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라탄 공예의 인기가 다시 높아졌다.
‘외모’에 반해 시작한 라탄 공예의 진짜 매력은 줄기를 손으로 하나하나 엮다보면 느낄 수 있다. 반복되는 패턴을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손을 움직이다보면 잡생각이 사라진다. 줄기를 성기게 엮으면 완성품의 모양이 틀어진다. 모든 정신을 손끝에 집중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스트레스에서도 해방된다. 그래서 라탄 공예 마니아들은 ‘평온함’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다.
김 대표는 “몸이 아프거나 극심한 육아 스트레스로 고생하는 수강생들도 라탄 공예를 할 때만큼은 고통을 잊는다고 한다”며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취미”라고 말했다.
실용성도 높다. 라탄 공예로는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티코스터와 쟁반, 바구니는 물론 피크닉 가방, 의자, 서랍장까지 가능하다. 얇은 나무줄기로 된 제품이지만 여러 줄기가 모여 플라스틱 못지않게 튼튼하다.
김 대표는 “물에 젖은 등나무 줄기는 이리저리 휘지만 수분이 빠지면 딱딱한 나무의 원래 본성을 되찾는다”며 “줄기를 엮어 만든 의자는 성인 남성이 앉아도 끄떡없을 정도”라고 했다.
초보자가 도전하기도 쉽다. 라탄 공예는 기본적으로 똑같은 패턴의 반복이다. 몇 가지 패턴만 익히면 무한대로 응용할 수 있다. 예컨대 티코스터를 만들 때 배운 패턴을 입체적으로 여러 개 이으면 바구니가 된다. 티코스터는 라탄 공예를 처음 접하는 이들도 두 시간만 배우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손재주가 있는 편이라면 간단한 수납 바구니를 하루 만에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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