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30% 껑충…SKT, 외국인이 1.2조원 쓸어담은 까닭

입력 2021-05-13 17:48   수정 2021-05-14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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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가 연초 이후 SK텔레콤 주식을 1조2600억원어치 이상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시장 전체를 통틀어 외국인이 두 번째로 많이 산 종목이다. 주가는 올해 들어 30% 이상 상승했다. 최근에는 주당 30만원을 넘어서며 2000년 7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13일 SK텔레콤은 0.81% 오른 31만2500원에 마감했다. 지난 2월까지 박스권을 그리다 3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3월 초 대비 주가는 25% 이상 올랐다. 긴축 우려로 조정받는 최근 증시 흐름과 정반대다.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336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SK텔레콤은 175억75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연초 이후에는 총 1조2655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 순매수 1위인 LG화학(1조2682억원)과의 격차도 사실상 사라졌다.

외국인이 SK텔레콤을 매집하는 것은 단순히 증시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만이 아니다. SK텔레콤이 공격적인 주주친화 전략을 펼치면서 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최근 SK텔레콤은 발행주식의 11%에 달하는 총 2조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오는 2분기 말부터는 분기배당도 한다. 분기배당은 외국인 자금 유입에 긍정적인 재료다.

오는 11월 인적 분할을 앞두고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인적 분할을 계기로 자회사 가치에 주목하는 투자자가 많아지고 있어서다. SK텔레콤은 통신과 인공지능(AI) 사업을 하는 존속법인과 반도체, 보안 등을 거느린 신설법인으로 분할된다.

인적 분할을 거치면 기존 주주들은 종전 지분율대로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의 주식을 지급받게 된다. 증권업계는 두 회사의 합산 가치가 기존 SK텔레콤 가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업에 가려졌던 모빌리티(티맵), 커머스(11번가), 보안(ADT캡스) 등 자회사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들 자회사는 모두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원스토어가 2조원 이상 기업가치에 상장을 타진 중이고, ADT캡스도 연내 상장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가치(18조원)를 제외하고도 8조~9조원의 투자지분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목표주가는 최근 상향 조정되고 있다. HSBC글로벌리서치는 최근 SK텔레콤의 목표가를 43만4000원으로 높여 잡았다. 메릴린치도 목표가를 41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평균 목표가도 연초 31만7000원에서 5월 현재 36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대신증권, 현대차증권 등 5개 증권사는 40만원이 넘는 목표가를 제시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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