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논의는 빠르게 진행됐다.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 회장은 미국이 중국의 공격으로부터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개방된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위험한 적으로 여겼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을 대량 학살로 규정한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의 틀을 답습하고 있다.
현대 산업 역량을 갖춘 최초의 아시아 국가는 오히려 일본이었다. 중국의 약점, 식민 제국의 쇠퇴, 1930년대 고립주의자 같은 미국의 수동성을 보면서 일본의 매파들은 아시아에 일본의 패권을 강요하려는 치명적인 결정을 내렸다.
오늘날 중국도 과거 일본처럼 아시아와 세계 패권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나라다. 하지만 중국은 운 좋은 시대가 아닌 행운의 순간 정도만 누릴 것 같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은 중국이 지배하거나 통제하기에는 너무 커질 것이다. 미국의 목표는 중국을 분쇄하는 게 아니라 이런 아시아를 키우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전망이 밝다. 아시아의 나머지 국가가 발전함에 따라 중국의 패권 가능성이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의 패권 창구가 닫히는 것을 보고 베이징의 매파들은 일본식 공략으로 압박할 수 있다. 또 아시아 국가들이 부상함에 따라 미국은 동맹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큰 그림은 분명하다. 번영하는 아시아가 미국의 중국 문제에 대한 해답이라는 점이다. 아시아의 민족과 국가들은 독립적이고 부유해지기를 원한다. 워싱턴의 역할은 이런 ‘아시안 드림’을 실현하도록 돕는 것이다.
정리=정인설 기자
이 글은 월터 러셀 미드 WSJ 칼럼니스트가 쓴 ‘Strengthen Asia to Weaken Beijing’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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