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단 장비 개발 업체인 미코바이오메드의 김성우 대표(사진)는 ‘검사 당일 결과 확인’이 실현되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자신한다. 유전자 증폭에 걸리는 시간을 20분으로 줄인 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7분으로 단축한 제품도 개발하고 있어서다. 김 대표는 “정확성은 물론 신속성까지 갖춘 ‘고성능 코로나 진단장비’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 제품이 나오면 코로나 진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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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바이오메드는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 소재로만 만든 랩칩을 이용해 PCR 진단기기를 생산했다. 이 기술로 17개국에서 특허를 등록했다. PCR 진단은 민감도(정확도)가 99~100%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가리는 데 PCR 진단을 주로 쓰는 이유다.
PCR 진단을 하려면 검체의 온도를 높이고 내리는 과정을 반복해 유전자를 30회 이상 증폭시켜야 한다. 경쟁 업체 방식으론 이 과정에만 1~2시간이 걸린다. 미코바이오메드는 플라스틱으로 된 랩칩과 2개의 온도 전달용 블록을 활용해 20분대로 단축했다. 온도가 서로 다른 두 블록을 오가며 랩칩을 데우고 식히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1000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두께에 불과한 막으로 검체를 지나가게 해 온도 변화 시간을 단축했다.
이 덕분에 미코바이오메드 제품은 국내 PCR 진단제품 중 유일하게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긴급사용허가(EUA)를 받았다. 이 회사는 타액을 활용한 PCR 진단키트도 내놓을 계획이다.
김 대표는 “구리 등 금속을 쓰지 않고 플라스틱만으로 랩칩을 만들어 PCR을 하는 건 미코바이오메드가 세계 최초”라며 “유전자 증폭을 30회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20분에서 7분 정도로 단축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이 기술을 활용한 풍토병 진단키트 공급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논의하고 있다. 미군이 주둔하는 세계 각국에 유행하는 풍토병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 제품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인도네시아국립대와 공동연구소·합작법인(JV) 설립 계약도 맺었다. 중화항체 신속진단키트도 개발을 마치고 미국 임상을 준비 중이다.
장비 소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PCR 진단에 쓰는 유전자 증폭 장비를 기존 30㎏에서 4.7㎏으로 줄였다. 배터리를 이용해 8~9시간 사용할 수 있다. QR 코드를 활용해 검사 결과를 원격으로 전송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올 하반기 타액 기반 PCR 진단키트와 중화항체 진단키트, 항원 진단키트를 중심으로 체력을 키운 뒤 가격 경쟁력이 있는 휴대용 진단 장비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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