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에 앞서 전제를 하나 제시하고 싶습니다. 자기소개서는 ‘자기를 소개하는 글’입니다. 번지르르한 글솜씨로 자신을 포장하기보다 입학사정관들이 짧은 시간 여러분의 글을 읽은 이후 여러분이 누군지 알고, 여러분이 이 대학에 적합한 학생이라는 확신을 주는 게 중요합니다.
또한 입학사정관들도 여러분이 고등학생이라는 것을 압니다. 학과 지식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리해서 진학 희망 학과에 대한 이론을 쓰다가 틀리기보다 자신이 평소 고교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살짝 발을 담갔다’는 느낌으로 써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더하기를 고등학교 과정, 곱하기를 대학 과정이라고 놓는다면 ‘더하기를 학교 수업시간에 배우다가, 더하기를 여러 번 하는 것을 더욱 쉽게 표현하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던 중 곱하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느낌으로 말입니다,
자신을 아는 것은 입학사정관이 보기에 내 단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고, 자소서에 무엇을 써야 할지를 깨닫는 것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매 학기가 끝나고 생활기록부를 봤을 때, 내가 가고 싶은 학과와 관련해 특정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 역량을 다음 학기 때 어떻게 보여줄지를 고민하고, 그것을 채워서 다음 학기 생활기록부에 적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 수시 지원을 할 때면 그 역량이 자소서에 실릴 수 있도록 말입니다.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조언은 ‘나중에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생활기록부를 다 쓴 후에서야 자소서를 쓸 거리를 찾지 말라’는 것입니다. 고교 1학년과 2학년 때 많은 활동을 하고 자기의 장점을 살려서 3학년 1학기까지 활동을 발전시킨 뒤 자소서에 실으라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기소개서에 쓸 만한 활동을 하기가 더 힘들어진 것도 있고, 해마다 바뀌는 입시정책에 따라서 활동을 추진하는 것 자체도 어려워진 것은 사실입니다. 앞서 말했듯 이런 상황이 지속될수록 남들이 하지 못할 것을 찾기 위해 헤매지 말고, 익숙한 교과 내용에서 자신의 탐구역량을 더 보여주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노력한 만큼 보답받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이승훈 생글기자 14기, 중앙대 경제학부 21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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