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남동부 광둥성의 성도인 광저우와 푸산을 연결하는 지하철에서 근무하는 보안요원 A씨는 한 단체 대화방에 여성들의 가방 내부 X레이 사진과 함께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광저우에는 아름다운 여자들이 많다. 하지만 문제는 그들이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다. 성인용품을 발견할 때마다 내 순결함도 퇴색된다."
그가 올린 사진과 글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삽시간에 퍼졌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는 A씨를 비난하는 글로 넘쳐났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보안요원이 일하는 시간에 스마트폰을 갖고 놀 수 있나? 이런 몰상식한 사람이 보안요원 일을 할 자격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선 2016년부터 테러방지법에 따라 지하철을 탈 때 가방을 보안검색대에 통과시켜야 한다. 다른 사용자는 "지하철을 타는 국민들은 어쩔 수 없이 사생활을 보안요원에게 공개해야 한다. 보안요원이 이런 식으로 사생활을 침해햐면 국가 신뢰도까지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성인용품(자위기구)을 '순결함'과 연결지은 A씨의 발언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이런 성인용품은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 이런 취미는 결코 부적절한 것이 아니다"는 의견이 웨이보에서 많은 지지를 받았다.
지하철 회사들은 보안업무를 대부분 용역업체에 하청을 준다. 이것이 보안요원 전문성과 책임감 부족의 원인이 된다고 하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에 논란이 된 광저우메트로는 A씨를 해고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광저우 지하철에서 근무하는 보안요원들이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에는 한 보안요원이 짙은 화장을 한 여성의 탑승을 거부했다가 결국 광저우메트로가 사과하기도 했다. 또 다른 보안요원은 한 여성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했다가 해고됐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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