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15일 "새벽 반가운 뉴스가 미국으로부터 전해졌다. 해리스 부통령이 우리나라에 대한 ‘백신 지원을 우선하여 논의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미국 측의 발표로 궤도에 오른 이상 그동안의 과정을 공유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전 대표는 "11일 오전 워싱턴에서 앤디 김 연방하원의원과 화상회의를 했다"며 "이때 집중적으로 ‘한미동맹의 현대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는데, 제가 말한 동맹의 현대화는 ‘백신 지원’ 같은 다양하고 실질적인 영역에서의 협력이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앤디 김 의원은 그날 바로 해리스 부통령을 만나 동맹인 우리나라에 대한 백신 지원을 강하게 제안했다고 한다"며 "언론에 의하면, 미국 정부는 그때까지는 한국에 대한 백신 우선 지원을 고려치 않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날 오후에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을 만났고 제가 이미 공개한 것 이상의 구체적인 지원 약속을 들었다"며 "그때 바로 말씀드리지 못한 것은 '아직은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캠벨의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황 전 대표는 "미국의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소통 시스템과 성공적으로 정착한 우리 동포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은 공치사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저는 ‘문지기라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만으로 보람을 느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일이 잘 마무리되어야 하므로 문재인 대통령께 거듭 경계의 말씀을 드린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조야 인사를 만날 때, '싱가포르 성과' 이야기는 삼가시기 바란다. 제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미국 정책결정권자들은 그런 우리 정부의 언사에 많이 불편해했다"고 조언했다.
황 전 대표는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생각해 달라"며 "‘정당이 다른 전직 대통령의 실패한 회담을 계승하라’고 하는 것은 기분 나쁜 일임이 틀림없다. 그렇게 되면 백신 지원을 번복하지 않더라도, 시기나 물량에서 뒷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경계했다.
민주당 소속인 앤디 김 연방 하원 의원 측은 13일(현지 시간) 해리스 부통령이 한국에 대한 백신 지원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11일 해리스 부통령을 백악관에서 만났다.
김 의원 측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아시아에서 중요한 동맹국인 한국에 코로나 19 백신을 지원해야 한다는 김 의원의 요청에 "현재까지 한국에 대한 백신 지원 계획은 없었지만, 지원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오는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문 대통령이 미국에 오기 전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도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양국의 백신 파트너십 구축 방안을 꼽고 있는 만큼 정상회담에서 백신 지원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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