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권 주자들이 일제히 광주로 집결한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에서 사실상 대권 출마를 선언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지사도 각각 5·18 참배를 이유로 호남을 찾았다. 민주당의 전통 ‘텃밭’인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대선 주자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3일부터 3박4일 동안 광주에 머무르며 지역 표심 다지기에 집중해왔다. 전남 영광 출신인 그는 지난해 서울 종로에서 당선되기 전까지 전남에서만 4선을 했고, 37대 전남지사를 지낸 ‘호남 좌장’으로 평가받는다. 다른 대선 주자 캠프 관계자는 “호남 인사들에게 캠프 합류를 요청하면 이미 이 전 대표와 함께하기로 했다는 반응이 많다”며 “그만큼 이 전 대표가 호남 공략에 공을 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지역 의원들의 지지선언을 바탕으로 호남 세 과시에 나선다. 12~16일 전북 일정을 소화한 정 전 총리는 17일까지 전남 여수와 순천을 방문한 뒤 18일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5·18 기념식에 참석한다. 18일 오후 전북지역 현역 의원 5명(김성주 안호영 윤준병 김수흥 이원택)은 전북도의회 기자실에서 정 전 총리 지지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는 신영대, 한병도 의원도 정 전 총리 지지의사를 밝혔다. 정 전 총리는 13일 광주·전남지역 의원 4명(이용빈 조오섭 신정훈 김회재)을 만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정권 재창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도 광주를 방문한다. 이 지사는 17일 전북 군산에서 열리는 ‘경기도·전북도 자동차 대체인증부품활성화 협약식’에 참석한 이후 18일 광주를 방문해 국립 5·18 민주묘지에 참배한다.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 지사에게 호남은 ‘이재명 대세론’을 확고히 할 지역으로 꼽힌다. 이 지사는 ‘빅3’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영남(경북 안동) 출신이고, 정치적 커리어도 경기에서 쌓은 만큼 호남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한 의원은 “당내 경선은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가 1 대 1 비율로 반영되는 만큼 호남 집중 공략은 상당히 합리적인 전략”이라며 “핵심 선거 거점에서 집중적인 유세로 초반 여론을 잡은 뒤 취약·경합지역을 공략하는 것이 선거운동의 정석”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9대 대선 경선 당시 호남 경선에서 60.2%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대세론’에 날개를 달았다. 당시 호남 당원들은 문 대통령의 최종 경선 득표율(57.0%)보다 높은 지지를 보이며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전범진/오형주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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