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은 그 첫걸음으로 지난 10일 열린 상임이사회에서 ‘공공 변호사정보 시스템 구축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켰다. 로톡처럼 앱, 인터넷 기반으로 변호사 소개·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되 민간 자본 영향은 철저히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변호사업계 내부에서조차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소 법무법인의 한 관계자는 “정보기술(IT)이 없고 창의력도 부족한 공익단체가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헛돈만 쓰고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패 선례도 있다. 변협은 2017년 6월 ‘변호사중개센터’를 설립했다. 현재 협회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서비스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인 2019년 11월 문을 닫았다. 이용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변호사중개센터가 중개해 사건 수임으로 이어진 실적은 2017년 9건, 2018년 7건, 2019년 1건에 그쳤다.
변협은 지난해 변호사 안내 서비스 재개를 검토했다. 하지만 변협 내부에서 “1년 전 실패를 벌써 잊었냐”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무산됐다.
작년 7월 작성된 변협 개혁위원회의 내부 보고서엔 “변호사단체에서 변호사 안내 앱 등을 개발해 보급하는 방식은 상업적 영역에서 개발한 솔루션과 비교해 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실효성 없는 방안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보고서엔 “상업적 영업에서 개발한 솔루션과의 공조를 허용하는 추세로 가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대목도 있다. 로톡 같은 민간 법률 서비스 등장과 시장 확대가 시대적 흐름임을 인정한 것이다.
변호사정보 시스템뿐만 아니라 비슷한 명분으로 추진한 ‘공공 앱’ 전반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매년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개발한 앱을 평가하고 있다. 작년 평가에선 전체 780개 공공 앱 가운데 187개가 ‘폐지’ 대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전체 24%가 이용 실적이 낮아 예산만 낭비한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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