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들이 테슬라 주식 ‘손절’에 나서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가상화폐 관련 기행에 신뢰가 무너진 영향으로 보인다.
17일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미국주식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난 14일(현지시간)까지 테슬라 주식을 4672만달러(약 527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매수 금액은 5억6228만달러(약 6351억원), 매도 금액은 6억900만달러(약 6878억원) 였다.
서학개미들이 테슬라에 손을 떼기 시작한 건 주가하락이 가장 큰 요인이다. 지난주 테슬라 종가는 581.74달러로 지난 1월26일의 고점 883.09달러 대비 34.12% 하락했다. 특히 지난 2월 테슬라가 비트코인 15억달러 어치를 매수했다고 밝힌 뒤 비트코인 가격과 테슬라 주가가 연동돼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4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4만5963.64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5.44% 하락하고 있다.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추가로 팔았거나 팔 예정인 점을 시사한 트윗을 올린 영향이다. 16일(현지시간) 크립토웨일(CryptoWhale)이라는 트위터 계정이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테슬라가 나머지 비트코인 보유자산을 버린 것을 알게 되면 다음 분기에 스스로를 책망하게 될 것”라는 글을 올린 데 대해 머스크는 “정말(Indeed)"라고 답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17일 오전 9시 기준으로 기록한 고점 6만1965.78달러와 비교하면 25.82%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도 머스크의 행동에 큰 영향을 받았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2월 비트코인을 15억달러 어치 매수했다고 밝힌 데 이어 테슬라 차량의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도입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분기실적을 발표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중 10%를 2억2700만달러에 매각해 1억1000만달러의 차익을 실현했다고 공개했다.
테슬라가 비트코인 매각 사실을 공개했을 때만 해도 머스크는 “시장 유동성 테스트였을 뿐 더 이상 매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 12일에는 테슬라 차량의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 데 이어, 이번엔 비트코인 추가 매각 가능성을 드러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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