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모(22)씨의 부모가 친구 A 씨 측 공식 입장과 관련해 의문을 드러냈다.
18일 월간조선에 따르면 손 씨 부모는 "그때 우리한테 전화만 했어도 정민이는 살 수 있었다"며 속앓이를 했다.
전날 손 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 씨 측은 "A 씨의 아버지와 고인의 부모는 서로 친분이 없고 어머니끼리 친분이 있기는 하나 다소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사이라 새벽에 편하게 전화하기 어려운 사이"였다며 한강 공원으로 가면서도 손 씨 부모에게 전화하지 못한 이유를 밝혔다.
손 씨 모친은 "아들의 의대 동기 일곱명이 친했고 그 어머니들 중 세 명이 자주 교류했다. A 씨 어머니가 셋 중의 한명이다. 사건 전 주에도 만났다"고 반박했다.
이어 "가장 놀라고 이해할 수 없는 게 바로 그것"이라며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데 늦은 밤이라고 전화 못 할 사이가 아니다. 실종 후 그 부부가 우리와 만났을 때 (새벽) 3시 30분에 A에게 전화가 왔다는 이야기를 숨겼다. 그때 연락만 했어도 정민이가 살 수 있었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손 씨 모친은 A 씨 어머니에 대해 "새벽에도 전화를 백 번은 하고도 남을 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4시 반에 A가 집에 왔을 때 자기들이 뛰어갈 정도로 이상한 상황이라면 제게 전화를 하면서 나오는게 정상일 것"이라며 "20~30분 동안 자기들끼리 와서 뭘 했을까. 그 후에 우리에게 전화를 했다는 건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손 씨 부모는 아들이 죽음에 이르게 된 과정만을 알고 싶다고 했다. A 씨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해도 "용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손 씨 부모는 "(A가)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해도 실수를 했다고 이야기하면 끝날 수 있는 상황인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분노했다.
서울 한 사립대학 의대 본과 1학년 재학중이었던 손 씨는 지난달 25일 새벽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연락이 두절됐다.
닷새 만인 지난달 30일 오후 3시50분께 실종장소인 반포한강공원에서 민간구조사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손 씨의 부친은 A 씨와 관련해 의문을 드러냈고 서울중앙지검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친구 A 씨 측은 지난 17일 사건 발생 20여일 만에 침묵을 깼다. A 씨와 관련된 수많은 루머 및 의문점에 대한 해명을 위해서였다.
A 씨 변호인은 친척 중 수사기관, 법조계, 언론계, 정·재계 등에 속한 소위 유력 인사는 없으며 진실을 숨긴 것이 아니라 만취로 인한 '블랙아웃'이었다고 밝혔다.
흙 묻은 신발을 버린 점과 관련해 "신발은 낡았고 밑창이 닳아 떨어져 있었으며 토사물까지 묻어 있어 A 씨 어머니가 실종 다음 날 지난달 26일 집 정리 후 다른 가족과 함께 모아뒀던 쓰레기들과 같이 버렸다"고 했다.
당시 A 씨 어머니는 사안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변호인은 "신발 등을 보관하라는 말도 듣지 못해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고 했다.
A 씨가 손 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집에 돌아간 것에 대해 "왜 고인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며 이를 사용한 기억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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