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액 기준 국내 5위 암호화폐 거래소인 고팍스가 해외에서 4대 거래소로 꼽히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은행과 실명 계좌를 발급하지 못한 암호화폐 거래소는 사실상 문을 닫도록 강제하는 특정금융거래법(특금법)에 시행이 다가오는 가운데 어떤 암호화폐 거래소가 은행과 제휴를 맺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9일 암호화폐 거래 분석사이트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지난 2월 세계 거래소 평가에서 고팍스에 A등급을 부여했다. 크랩토컴페어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에는 한 단계 낮은 BB등급을 줬다.
크립토컴페어는 내부 규율, 데이터 공급, 보안 수준, 자산 다양성 등을 기준으로 거래소를 AA, A, BB, B, C, D, E, F 등 총 8개 등급으로 분류한다. B등급 이상을 ‘상위 거래소’로 취급하고 있다.
고팍스는 거래액 기준으로는 ‘4대 거래소’에 못 미친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고팍스 지난 24시간 암호화폐 거래액(19일 오후 2시 기준)은 1097억원 규모로 4대 거래소에 이은 5위 수준이다. 100여개 안팎으로 추산되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가운데선 높은 편이지만, 4대 거래소와 달리 은행과 실명인증계좌 제휴를 맺지 못했다는 게 약점이다.
특금법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자금세탁 방지(AML)와 관련한 일정 요건을 갖추고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한 거래소만 영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존 거래소에는 6개월 유예기간을 주고 오는 9월 24일까지 신고를 마치도록 했다. 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지 못한 암호화폐 거래소는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한다.
암호화폐 업계에선 “애초부터 고팍스는 상위권 거래소보다 수준이 높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수준이 높은데다, 입출금이 막히는 등의 사고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달 초 고팍스 운영업체 스트리미는 미국 암호화폐 투자회사 디지털커런시그룹(DCG)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2대 주주로 올라선 DCG는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과 암호화폐 관련 매체 코인데스크 등을 거느리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은행과 고팍스가 실명계좌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는 말이 돌았다. 고팍스 측은 “실명계좌와 관련해 정해진 건 없지만, 부산은행과 계좌 연동 테스트를 벌인 적은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실명계좌에 대한 공을 은행으로 던지면서 기존에 4대 거래소와 제휴를 맺은 은행들도 고심이 깊어진 상황"이라며 "여론과 정치권 입법 등 여러 사안을 고려해 재계약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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