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이 관객 중심 공간으로 변화했다.
국립극장은 19일 3년 7개월(2017년 10월~2021년 5월)에 걸쳐 진행한 해오름극장의 리모델링 사업을 완료하고 바뀐 시설을 공개했다.
1973년 개관 이후 처음으로 극장 무대·객석·로비의 전면 개보수를 진행했다. 총 사업비 658억원을 들여 무대 시설 현대화, 장기적 안전성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대해 김철호 극장장은 이날 "예술가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효율적으로 제작하고, 관객은 쾌적한 환경에서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국립극장 문화광장에서 해오름극장 로비로 이어지던 거대한 돌계단을 없애 개방성과 접근성을 높였으며. 코로나 시대에 걸맞춰 무인 발권 시스템과 자동 검표 시스템도 도입한 것이 눈길을 끈다. 노약자의 이동 편의를 위해 내부에 에스컬레이터도 설치했다.
공연장 객석 규모는 기존 1563석에서 1221석으로 무대 폭도 최대 22.4m에서 12.6~17m로 줄여 관람 집중도를 높였다.
천장에 설치된 무대 기계장치의 경우, 기존 수동 혼합형의 23개 상부 장치봉을 자동 운영되는 78개 장치봉으로 변경해 정밀한 무대 전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1.35초로 고정됐던 잔향시간(연주 후 소리가 실내에 머무는 시간)을 1.65초까지 확보했다. 또 객석 내벽에 48개의 가변식 음향제어 장치인 '어쿠스틱 배너'를 설치해 공연 장르에 따라 음향 잔향 시간을 조절하도록 했다.
국내 공연장 최초로 몰입형 입체음향 시스템도 도입했다. 총 132대 스피커(메인 59대, 프런트 16대, 서라운드 48대, 효과 9대)로 완성해 객석 어디서든 선명하고 균일한 음질을 감상 가능하다.
조명설비는 일반 조명기기와 무빙 라이트, 포그 머신(연기 발생기) 등 특수 장치 사용을 손쉽게 전환하는 시스템을 갖춰 작업 효율성을 높였다. 객석 조명은 무대 실연자의 눈부심을 최소화했고, 각각의 램프를 따로따로 운영해 세밀한 조명 연출이 가능해 졌다. 분장실의 갯수도 기존 9개실에서 두 배로 늘렸다.
김철호 국립극장장은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자연음향 공연과 다양한 연출방식의 수용이 가능해져 보다 현대적이고 수준 높은 공연을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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