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성 만점' 법인도 있다…10원 단위까지 기재

입력 2021-05-19 16:59   수정 2021-05-20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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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처리를 턱없이 부실하게 한 공익법인이 있는가 하면, 기부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꼼꼼히 공시한 단체도 있다. 10원 단위 지출액까지 놓치지 않고 공시하고, 300건 넘는 지출 항목을 일일이 기재한 곳도 눈에 띄었다. “수십 년간 이어진 부실회계 관행이 순식간에 개선되기는 어렵겠지만, 노력하면 못할 일도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회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공익법인의 재무 투명성을 평가하는 한국가이드스타에서 지난해 한 개 이상 별을 받은 공익법인은 모두 41곳이다. 이 중 30곳이 만점인 별 세 개를 획득했다. 굿네이버스 인터내셔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 6곳은 5년 연속으로 만점을 받았다.

5년 연속 만점을 받은 공익법인 중 기아대책은 어디에 기부금을 지급했는지 구체적으로 적었다. 평화종합사회복지관, 대전이주여성쉼터, 신정어린이집 등 총 77개 지급처를 각각 명시해 어느 단체에 기부금이 갔는지 명확히 알 수 있었다.

통상 어림잡아 적는 수혜 인원수도 한 자리까지 상세히 기재했다. ‘경산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총 4530만원을 지급해 382명이 기부금 수혜를 받았다’는 식이다. 지난해 지출한 기부금 규모는 총 87억8766만원이었다.

은행 자동이체 수수료까지 10원 단위로 꼼꼼하게 공시한 곳도 있다. 지난해 기부금 2억4352만원을 지출한 충남 천안의 풀뿌리희망재단은 ‘한끼나눔기금 수수료’로 80원, ‘아시아 친구기금 수수료’로 2640원을 사용했다고 공시했다.

지출 목적도 이해하기 쉽게 구체적으로 적었다. ‘저소득 가정 새내기 대학생 첫 등록금 지원’에 100만원, ‘취약계층 결식아동 신선과일 지원’에 1584만원 등을 썼다. 이 단체는 상근 직원이 3명뿐이고, 이 가운데 1명이 회계를 전담하는 영세한 단체임에도 55건의 지출 내역을 꼼꼼히 공시했다. 풀뿌리희망재단 관계자는 “기부금 사용 내역을 그대로 기재하고 있고, 상세히 공개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시한 지출 내역만 300건이 넘는 단체도 있었다. 지출을 한 항목으로 몰아서 기재하지 않고 일일이 나눈 것이다. 지난해 기부금 18억4416만원을 사용한 한국메이크어위시소원별재단은 349건의 지출 내역을 공시했다.

소원 성취 사업의 수혜를 본 난치병 아동에게 각각 얼마의 기부금이 사용됐는지 따로 표기했다. 난치병 아동 소원 성취 사업을 위해 A아동에게 130만9280원, B아동에게 413만7원을 지급했다는 식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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