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언더라이팅의 효율성을 높여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화손보는 이외에도 경미한 자동차 대인사고와 관련, ‘비대면 전자합의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운영하는 등 디지털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한화손보는 인(人)보장 전체 상품의 심사 자동화를 목표로 2019년부터 AI 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언더라이팅에 영향을 미치는 500개 이상의 변수를 활용해 간편심사보험(SI) 상품군 내에서 학습시킨 결과, 실제 심사자가 진행한 결과와 95% 이상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화손보는 SI와 운전자보험 상품군에 먼저 AI를 도입했다. 이후 암보험과 종합보험으로 AI 언더라이팅을 확대했으며, 추후 실손보험 등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보험심사가 점점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알파 언더라이팅 시스템 도입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심사 품질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게 한화손보의 설명이다.
사고 차량의 수리비용을 산출할 때도 AI가 활용되고 있다. 한화손보는 2018년부터 사고 차량의 파손 상태 이미지를 분석해 수리비 견적을 자동 산출하는 ‘AI 자동견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사고 차량이 입고된 공업사에서 이미지를 보내주면 AI가 이를 인식해 범퍼와 펜더, 도어 등 차량 파손 부위와 단계별로 정확한 수리비 견적을 산출한다.
이 시스템엔 사고 차량의 차종과 연식, 수리방법 등 다양한 경우의 수가 설정돼 있다. 공업사의 수리비 청구 데이터와 실시간 비교도 가능하다. 한화손보는 현장출동직원과 보상담당자가 현장에서 사고 차량 파손 사진을 촬영해 바로 수리비 견적을 낼 수 있는 기능도 스마트보상 앱에 적용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디지털 변혁의 시대에 맞는 업무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화손보 자동차보상 담당자는 보험 약관상 지급 기준에 의해 산출된 보험금을 피해자에게 안내한 후, 비대면 전자합의 시스템을 이용해 알림톡을 발송한다. 해당 피해자는 알림톡으로 안내받은 URL을 클릭해 위자료와 기타 손해배상금, 휴업손해액 등 보험금 산출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합의 의사가 있는 피해자가 휴대폰 인증을 거쳐 본인 명의의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보험금을 즉시 입금받을 수 있다.
로봇 사무자동화 프로그램(RPA)을 개발해 임직원의 업무생산성을 개선한 것도 한화손보의 특징이다. 한화손보는 업무시간 이후 영업실적 등 일일 집계나 분석 과정이 필요한 업무를 전담하기 위해 ‘쿼리봇’을 개발했다. 쿼리봇은 추출된 데이터의 결과값을 다음날 통계 담당자가 출근하기 전에 메일로 발송해 준다.
장기보험, 자동차 관련 소송 사건의 진행 정보를 자동 조회해 결과 확인 업무 누락을 방지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장기보험 신상품과 인수지침이 변경돼 짧은 시간 안에 신계약 설계시스템을 점검해야 할 때 24시간 테스트가 가능하도록 자동화하기도 했다. 한화손보는 이를 통해 빈도가 높은 반복 업무의 정확도를 개선하는 한편, 임직원이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해 생산성을 증대하는 효과를 꾀하고 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보험산업의 패러다임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고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업무 혁신과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RPA를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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