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20일 14:34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에서 벗어나 단기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자산과의 상관관계성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장기물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글로벌 헤지펀드 디이쇼(D.E Shaw)그룹의 브라이언 색 글로벌 경제부 매니징 디렉터는 20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헤지 자산으로서의 채권의 지위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지만 국채의 헤지 기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1988년 설립된 디이쇼그룹은 운용자산(AUM)이 550억달러(약 63조원)에 달하는 헤지펀드 운용사다. 디이쇼는 공모와 사모,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 자산군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시장에서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채는 오랫동안 투자자들을 위한 주요 헤지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도 이런 기능이 잘 작동했는가.
국채는 주식 매도세가 시현될 때 반등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최근 수십 년 동안 투자자들은 국채를 포트폴리오의 안전 자산으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 몇 년 동안 저수익률 환경, 즉 위험회피 시기에도 국채의 반등 여지가 줄어든 환경을 겪으면서 헤지 수단으로서의 국채의 유용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져왔다.
그럼에도 작년 2월과 3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고 시장에 위험회피 경향이 확산되자 미국 국채 수익률은 역사적 민감도(베타·beta)를 기준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채권 가격은 높아짐) 즉 국채의 헤지 기능이 잘 유지된 것이다.
▶위기가 시작된 이후 어떤 현상이 관찰됐나.
위기가 시작되고 수익률이 급격히 하락함에 따라 국채가 향후에도 헤지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져갔다. 우리가 관찰한 한 가지는 주식 대비 단기 미국 국채 수익률의 베타가 의미 있게 감소했다는 점이다.
단기 이자율이 하한선으로 떨어져 거기서 머물 것으로 기대되었기 때문에 2년물 수익률의 변동성은 극적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2년물 수익률이 움직일 여지는 제한됐다. 단기물에서 주식 대비 수익률 민감도의 감소가 관찰된 것은 주로 변동성 하락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장기물 영역에서는 베타가 반영하는 두 가지 요소인 상관관계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잘 유지된 결과, 베타가 더 잘 유지되는 것이 관찰됐다. 장기물 상관관계가 지속되는 데에는 근본적인 경제적 이유가 있다. 단기 금리가 하한선의 제약을 받으면 중앙은행은 수 년에 걸쳐 적용되는 장기적 지침과 자산 매수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정책은 채권의 헤지 친화적 상관관계 속성을 장기 만기물에서 더욱 강화시킨다.
▶국채가 포트폴리오 헤지자산의 역할을 계속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국채, 그 중에서도 미국 국채는 인플레이션 전망이 안정적일 때 실행 가능한 포트폴리오 헤지자산으로 남을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견해다. 그러나 저금리 환경에서는 수익률 곡선에서 벗어나 상관관계와 변동성이 더 잘 유지되며 제로금리 하한선의 제약이 덜한 쪽으로 가야 이런 기능이 명확히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접근 방식에 잠재적 위험이 있을까.
두 가지 위험이 있다고 본다. 첫 번째는 수익률 곡선이 장기 만기물에서도 가능한 하한선까지 내려간다면 헤지 성과가 손상되리라는 점이다. 우리는 이러한 경우를 2020년 독일과 일본의 수익률의 움직임에서 경험했다. 위험회피 기간 동안 두 국가의 수익률 곡선은 하강할 수 있는 여지가 훨씬 적었고, 이는 수익률 곡선을 벗어나서도 마찬가지였다.
또 다른 위험은 인플레이션 환경의 의미 있는 변화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증가하고 지속적으로 상승해 이것이 위험자산에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질 경우, 이것은 상관관계 성격을 바꾸고 그에 따라 국채의 헤지 속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몇 달 간 우리는 실제로 상관관계의 변화를 목격했다. 이는 미국 내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일부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연방준비제도는 인플레이션을 잘 통제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국채의 헤지 속성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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