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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업체인 카커넥션의 중고차 대부분엔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았다. 직원은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가격 스티커를 뗐다 붙였다 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는 “수시로 수정하고 있는 만큼 정확한 가격을 확인하려면 웹사이트를 참고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곳에서 도요타 캠리 2015년형(5만2500마일)의 판매 가격은 1만5500달러, 혼다 HR-V 2018년형(4만3000마일)은 1만8000달러, 마쓰다 CX-5 2016년형(7만6000마일) 가격은 1만7000달러로 책정돼 있었다.
중고차 딜러들은 하나같이 “모든 가격은 협의할 수 없는 금액”이라고 못 박았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더 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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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페리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편인 중고차 업체 밀란의 대럴 캐플 딜러는 “지난 3개월새 여기 중고차 가격이 약 40% 상승했다”며 “특히 이번달에만 15% 뛰었을 정도로 상승세가 무섭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칩 부족 때문에 신차 출시가 늦춰지고 그만큼 중고차 매물도 귀해졌다”고 덧붙였다.
중고차값 급등은 미국에서 커다란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필수 이동 수단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신차 재고가 줄면서 중고차 딜러들이 할인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신차와 중고차값 모두 급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신차 생산이 줄줄이 중단된 게 중고차값 상승의 첫 번째 배경으로 꼽히지만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구매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 점도 주요 원인이다.
자동차 가치 평가 사이트인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시장에 나온 중고차 매물은 약 234만 대로, 1년 전과 비교해 53만 대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수요가 늘어난 데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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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사이에선 자동차 부품의 공급 병목 현상이 해소되면 중고차값 상승세가 누그러질 것이란 전망과, 중고차값 강세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다만 최근의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별로 없다. 미 최대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만 해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는 돼야 신차 재고가 최적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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