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에서 브이로그(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콘텐츠)를 촬영하는 선생님을 막아달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교사의 학교 브이로그 촬영을 금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교사들이 학교에서 브이로그를 촬영하는 경우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에 '교사 브이로그'라고 치기만 해도 수많은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브이로그를 촬영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영상을 제대로 보면 아이들의 목소리를 변조해주지 않거나 모자이크도 해주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심지어 아이의 실명을 부르기까지 한다"며 "아이들이 노출되는 건 너무 위험하다. 또 개인정보를 악용하는 범죄자들이 아이의 신상을 알까 봐 조마조마하기까지 하다"고 우려했다.
청원인은 "뿐만 아니라 자막으로 '돌았네', '지X하네' 같은 욕설을 거리낌없이 달기도 한다"며 "물론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동의를 얻는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수시전형이 존재하는 한 선생님들은 교실 속의 권력자다. 생기부에 악영향이 갈까봐 침묵할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의 의사를 100% 반영할 수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생님들이 브이로그 자막 내용을 고민할 시간에 소외된 아이는 누구인지, 도움이 필요한 아이는 누구인지 고민할 수 있도록 ‘교사 브이로그’의 제한을 요청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유튜브에 ‘교사 브이로그’를 검색하면 다수의 초·중·고교 교사 유튜버의 채널이 나온다.
국가공무원법 제64조에는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으나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은 '창작 활동'으로 분류돼 학교장의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다.
교육부가 2019년 마련한 교원 유튜브 활동 복무지침에 따르면 교사의 유튜브 채널 운영은 불법이 아니다. 다만 교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는 금지이며, 광고 수익이 발생하는 최소요건에 도달한 경우에는 겸직 허가를 받아야 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