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해운시장은 부르는 게 값…해외 해운주에도 주목할 때 [애널리스트 칼럼]

입력 2021-05-21 14:41   수정 2021-05-21 14:46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년 사이 3배 넘게 급등했다. 2009년 1000포인트로 시작해 1500포인트를 넘어서기까지 11년이 걸렸는데, 그 다음 3000포인트 돌파까지는 반년도 걸리지 않았다. 컨테이너 박스의 부족, 항만 적체, 그리고 수에즈 운하 좌초사고 등 다양한 변수들로 인해 시황을 정확히 분석하기는 쉽지 않지만, 분명한 건 지금의 운임 강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화주들은 이러한 선박 부족현상이 언제 끝날지 몰라 치솟는 운송비 부담보다 재고를 제 때 확보하지 못했을 경우의 손실을 더 걱정하고 있다. 선사들의 경우 반년 넘게 이어진 선박대란으로 인해 그동안 밀려있는 물량도 처리하기 바쁜 상황이다. 결국 운임 협상의 주도권은 완벽하게 컨테이너 선사에게 넘어와버렸다.

이에 따라 전세계 해운선사들의 이익 역시 급증하고 있다. 1분기 글로벌 1위 컨테이너선사인 A.P.몰러 머스크(Moller Maersk)는 2011년 이래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5배가 넘는 규모였다. 머스크는 남은 2021년 이익에 대한 전망치도 대폭 상향했다. 그동안 보수적인 시각과 전략기조를 유지해오던 머스크였지만, 이제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운임 상승에 따른 수혜는 태평양 항로의 비중이 높은 아시아 선사일수록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중국의 차이나코스코쉬핑은 작년 연간 실적의 1.2배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의 HMM 역시 10년만에 흑자 전환하는데 성공한 것에 이어 올해는 1분기만에 작년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던 회사가 이제는 연간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바라보고 있다.

물론 유례없는 해운운임 상승에 대해 우려도 따른다. 먼저 지금의 글로벌 물류대란은 코로나19 팬데믹 환경이 만들어낸 현상이기 때문에 어느 수준의 운임까지가 지속가능한지 확신하기 어렵다. 또한 선사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져 갈수록 공급확대를 위한 신규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월 신조발주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들 선박들이 시장에 인도되는 2023년이면 다시 수급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해운주 투자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우려보다는 두 번 다시 경험하지 못할 지금의 슈퍼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앞서는 시점이다. 전세계적으로 이익과 주가 모두 레버리지가 가장 큰 HMM을 가까이서 지켜본 만큼, 이제는 시야를 넓혀 에버그린(2603 TT), 양밍(2609 TT), 차이나코스코쉬핑(1919 HK)과 같이 주가가 이익 성장에 비해 아직 덜 오른 해외 선사에도 관심가질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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