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중국 국무원은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단속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바로 전날에는 미국 재무부가 1만 달러 넘는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신고를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연이은 규제 본격화에 시장 충격이 커지고 있다.
중국 규제당국이 강경 카드를 꺼내자 암호화폐 시장은 바로 반응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5000만원대를 횡보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중국과의 시차(1시간)가 감안된 21일 오후 11시부터 급락하기 시작해 장중 4570만원까지 내려갔다.
이후로도 하락세가 이어져 22일 오후 5시20분 현재 비트코인은 업비트 기준 전날 대비 6.27% 하락한 460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9.44% 내린 3만6472달러(약 4112만원)에 거래됐다. 국내 암호화폐 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것을 뜻하는 '김치 프리미엄'은 11%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국, 미국발 대형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업계 유력 인사들이 암호화폐를 두고 비관적 발언을 쏟은 점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 거물인 배리 딜러 인터액티브코퍼레이션(IAC) 회장은 2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는 사기(con)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피터 부크바(Peter Boockvar) 블리클리 투자자문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비트코인은 전형적인 위험 자산"이라며 "비트코인으로 인해 주식시장 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주요 알트코인 가격은 비트코인보다 큰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온 도지코인은 전날 대비 8.07% 내린 433원에 거래되고 있다. 바이낸스 기준으로는 11.85% 하락한 0.342달러(약 386원)로 기록됐다.
이더리움(ETH)은 업비트에서 292만9000원, 바이낸스에서 2319달러(약 26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각각 전일보다 8.35%와 13.98% 감소한 수치다. 리플(XRP)은 업비트에서 전일보다 13.21% 내린 1150원에 거래됐다. 바이낸스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19.08% 하락한 0.9달러(약 1015원)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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