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는 23일 "‘바보 노무현’의 삶처럼 분열과 갈등을 넘어 국민통합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희망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경북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서 "국민의 가슴 속에 희망의 씨앗을 심는 정치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항상 깨어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좋아하던 '우공이산'이란 말을 빌어와 상생의 정치를 강조했다. 김 총리는 "‘우공이산’, 사람들이 ‘바보 정신’이라고 불렀던 바로 그 정신"이라며 "대통령님께서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매진하신 일들은 지역주의를 넘어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분열의 정치를 청산하고, 상식이 통하는 정치를 통해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신념이었다"며 "그래서 대통령님께서는 ‘바보 노무현’ 소리를 들으시면서도 어려운 길을 마다하지 않았고, 그 우직한 도전 덕분에, 오늘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여기에서 이만큼 와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금의 분열된 대한민국 상황에 대해 부끄럽다고 했다. 김 총리는 "대통령님의 열망과 달리 오늘날 대한민국은 불신과 갈등이 어느 때보다 깊다"며 "작은 차이를 부풀리고, 다름을 틀림으로 말하며, 우리와 너희를 나누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더불어 이념을 달리하는 사람들, 세대와 성별 간의 갈등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과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갖지 못한 모습도 부끄럽다고 했다. 김 총리는 "대통령님께서는 “관심을 보이면 안 보이는 것도 보이고, 사랑하면 그때부터 보이는 것이 다르다”하고 말씀하셨다"며 "분노하는 사람들을 좀 더 사랑하지 못한 그런 정치 때문에 부끄럽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우리 곁을 떠나신 지 벌써 12년이 흘렀지만 그 시간이 무색하게도 대통령님의 빈자리와 그리움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며 "대통령님, 고맙습니다. 노 최고님, 정말 보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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