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주택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로 주택을 매매할 때 내야 하는 양도세 부담이 늘어나면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해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이 줄고, 집값은 더 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선 시장에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확실한 신호를 주는 동시에 양도세 등 부동산 거래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이 최대 80%에서 60%로 줄어들면 수십 년 전 3억원에 주택을 매입한 사람이 18억원에 집을 팔 때 양도세가 1억302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현행 제도에서 내야 할 4040만원의 2.5배가 넘는 액수다.
양도차익에 따라 다르지만 민주당 내부 논의 방향은 고가 주택에 사는 사람들에게 양도세를 더 걷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가 결과적으로 부동산시장 불안을 부추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택 수요자의 거래비용이 늘어나면 부동산 투자 수요가 줄어들고, 주택 공급 감소와 이로 인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거래비용을 높이면 높일수록 국민의 후생복지가 줄어들고, 거시경제도 나빠진다는 내용이 부동산학 교과서에 나온다”며 “여당이 부동산 정책을 마련한다면서 교과서도 한 번 보지 않은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도세 증가의 피해는 결국 집 없는 서민이 보게 되고, 부자들은 약간 귀찮아질 뿐”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가 주택 보유자의 양도세 부담 증가가 시장을 더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원석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높이더라도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로 인해 고가 주택은 거래비용이 늘어나게 된다”며 “시장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전혀 잡히지 않고 거래비용 증가로 인해 매물 잠김 현상만 심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부동산시장에 거래비용을 계속 낮추겠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내년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등 굵직한 정치 이벤트를 앞둔 상황에서 공제율 인하가 점진적으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최 교수는 “시장 환경을 정부 생각대로 인위적으로 조성하기 위해 조세 제도를 수시로 바꾸면 결과적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된다”며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하지 말고 거래세를 낮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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