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씨 친구 측 "우리도 피해자, 일상으로 돌아가게 해달라"

입력 2021-05-24 08:53   수정 2021-05-24 08:55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모(22)씨 사건과 관련 당시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 측 변호사는 "A군과 A군의 가족도 감히 말씀드리자면 큰 비극 안에 같은 피해자"라며 "A군과 A군 가족들에게 쏟아지는 악플과 비난들이, 입에 담을 수 없는 저주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런 부분들이 또 하나의 비극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A씨 측 변호사는 23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A씨가)'만취한 상태였다'는 걸 입증할 객관적 증거는 많다"며 "22일도 추가 조사를 받는 등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최면조사 역시 소위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만취한 상태여서 기억이 안 돌아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를 넘는 악의적인 루머에는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며 "(A씨가)일상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 측 양정근 변호사는 A씨가 사건 당시 만취 상태였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목격자들이 토하는 장면을 목격했고, (A씨가) 집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에도 여전히 만취 상태라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주차장에서 토를 했다"고 설명했다.

집에 갔다가 한강공원에 다시 돌아온 A씨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에 대해서는 "이것만으로 만취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양정근 변호사는 "영상이 짧고 단편적인 장면이라서 그것만 가지고 취했느냐 취하지 않았느냐를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블랙아웃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고 했다.

'수사에 비협조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경찰의 모든 요청에 성실히 응했다"고 반박했다.

'목격자를 매수했다'는 루머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된다"며 일축했다.

양정근 변호사는 "저희는 목격자가 어떤 분인지도 모른다. 수사기관에서만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 측도 손씨와 함께한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루빨리 밝혀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며 "내가 뭘 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서울의 한 의대 본과 1학년 재학생인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친구 A씨와 함께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들었다가 실종됐다.

A씨는 다음날 오전 4시30분쯤 잠에서 깨 홀로 귀가했다. 그는 손씨가 집으로 먼저 간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손씨가 실종되던 날 오전 3시30분께 휴대전화로 자신의 부모와 통화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는데, 이후 손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휴대전화는 손씨가 실종된 현장 주변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A씨 측은 당시 신었던 신발도 버렸다고 주장해 의혹이 증폭됐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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