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은 지난 2월부터 일부 ETF의 운용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춰 시장 점유율을 점차 끌어올리고 있다. 이 운용사를 이끄는 이현승 대표는 “올해 안에 ETF 시장 점유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겠다”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번 ETF 3종 신규 상장으로 K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채권형 ETF는 국내 운용사 중 가장 많은 20개로 늘어난다. 국내 채권형 ETF는 총 60개인데, 이 중 3분의 1을 KB자산운용 상품이 차지하게 된다.
KB자산운용이 채권형 ETF 상품을 많이 출시하는 것은 ‘선점 효과’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이 2002년 국내 최초 주식형 ETF인 ‘KODEX 200’을 출시하며 ETF 시장을 50% 이상 점유한 것처럼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채권형 ETF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채권형 ETF는 주식형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아 안정적이란 장점이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4일 기준 국내 채권형 ETF 설정액은 9조6167억원으로 올 들어 2조1979억원 늘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앞으로 채권형 ETF를 많이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이현승·조재민 복수대표 체제로 운영되던 KB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조 대표가 고문으로 물러나며 이 대표 단독 체제가 됐다. 이 대표는 KB자산운용이 주식형 펀드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해 ETF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KB자산운용은 올 2월 일부 ETF의 총보수(운용사가 ETF 운용을 대가로 가져가는 비용)를 업계 최저 수준인 0.012~0.021%로 낮췄다. 업계 3위인 KB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작년 말 6.4%에서 이달 21일 기준 7.8%로 늘었다.
이 대표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일반 펀드 가입이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투자가 편리한 ETF가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며 “ETF는 개별 주식을 살 때보다 관련 산업에 더 광범위하게 투자하는 셈이어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업계를 선도하는 ETF 신상품을 계속 출시해 올해 안에 시장 점유율을 두 자릿수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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