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가 바뀐 것은 지난해 3분기 말부터다. 미국, 유럽 곳곳에서 봉쇄 조치가 풀렸고 4분기 들어서는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루트로닉은 지난해 4분기 39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엔 매출 328억원의 ‘깜짝 실적’을 냈다. 회사 관계자는 “보통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휴가철, 방학이 있는 2분기와 4분기가 성수기”라며 “성수기가 아닌 1분기에 매출 300억원대를 기록한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제이시스메디칼도 마찬가지다. 고주파(RF) 피부 미용기기 ‘포텐자’를 판매하는 제이시스메디칼은 지난해 2분기 매출이 86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전체 매출의 82%를 차지하는 수출이 급감하면서 비수기인 작년 1분기(117억원)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말부터 피부 미용 시술을 미뤘던 사람들이 다시 병원을 찾으면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올 1분기에는 1년 전보다 30% 증가한 183억원의 매출을 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급이 지연됐던 기기도 최근 빠르게 출고되고 있다.
휴젤은 올 1분기에 매출 638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파마리서치의 피부 미용 주사제 ‘리쥬란’도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수출이 주춤했지만 국내 수요가 늘어난 덕분에 251억원의 견조한 매출을 냈다. 올해는 이보다 더 증가한 30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스크를 쓰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참에 시술을 받자’는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공격적이다. LG화학은 올해로 출시 10주년을 맞은 미용 필러 ‘이브아르’로 내년까지 중동, 동남아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손잡이 부분에 미끄럼 방지 소재를 적용한 주사기를 개발하는 등 제품 개선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진출한 휴젤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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