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마스크 벗어 던지니…'K미용 의료기' 비수기에도 훨훨

입력 2021-05-24 18:17   수정 2021-05-25 00:48

지난해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피부 미용 관련 업체들의 실적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30~50% 급증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 수출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올해 미용 의료기기·보툴리눔 톡신 업체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수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
미용 레이저기기 업체 루트로닉은 지난해 2분기 매출 186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35% 쪼그라들었다.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수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탓이었다. 루트로닉의 대표 제품은 ‘할리우드 스펙트라’ ‘클라리티’ ‘지니어스’ 등 피부 탄력과 주름을 개선해주는 레이저기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미용 시술 수요가 줄어들면서 ‘직격타’를 맞았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지난해 3분기 말부터다. 미국, 유럽 곳곳에서 봉쇄 조치가 풀렸고 4분기 들어서는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루트로닉은 지난해 4분기 39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엔 매출 328억원의 ‘깜짝 실적’을 냈다. 회사 관계자는 “보통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휴가철, 방학이 있는 2분기와 4분기가 성수기”라며 “성수기가 아닌 1분기에 매출 300억원대를 기록한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제이시스메디칼도 마찬가지다. 고주파(RF) 피부 미용기기 ‘포텐자’를 판매하는 제이시스메디칼은 지난해 2분기 매출이 86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전체 매출의 82%를 차지하는 수출이 급감하면서 비수기인 작년 1분기(117억원)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말부터 피부 미용 시술을 미뤘던 사람들이 다시 병원을 찾으면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올 1분기에는 1년 전보다 30% 증가한 183억원의 매출을 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급이 지연됐던 기기도 최근 빠르게 출고되고 있다.

보톡스·필러도 “신시장 개척”
레이저 기기만이 아니다. 보톡스, 필러 업체들은 회복을 넘어 본격 성장세를 타고 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필러 1위 업체 휴젤은 지난해 4분기 매출 674억원을 냈다. 유럽 수출이 줄어든 대신 국내 톡신 및 필러 매출이 각각 50%, 30% 증가했다. 태국, 라틴아메리카 등 수출도 80% 넘게 늘었다.

휴젤은 올 1분기에 매출 638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파마리서치의 피부 미용 주사제 ‘리쥬란’도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수출이 주춤했지만 국내 수요가 늘어난 덕분에 251억원의 견조한 매출을 냈다. 올해는 이보다 더 증가한 30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스크를 쓰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참에 시술을 받자’는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공격적이다. LG화학은 올해로 출시 10주년을 맞은 미용 필러 ‘이브아르’로 내년까지 중동, 동남아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손잡이 부분에 미끄럼 방지 소재를 적용한 주사기를 개발하는 등 제품 개선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진출한 휴젤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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