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론' 솔솔 나오는 중국 증시…'상하이지수 4000' 전망도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입력 2021-05-25 14:51   수정 2021-06-0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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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 부진이 석 달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바닥론'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투자심리를 짓눌러 온 인플레이션 우려, 당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견제 등의 악재들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유동성과 기업 실적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되찾을 것이란 주장이다.
"실적·유동성 장세 온다"
중국 3대 증권사 중 하나인 궈타이쥔안증권은 상하이종합지수가 조만간 4000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을 24일 내놨다. 24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 대비 0.31% 오른 3497.28로 마감했다. 25일에도 1%대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2월19일 3696.17의 고점에 비하면 전날까지 5.7% 내렸다. 홍콩증권거래소 우량종목 55개로 구성된 항셍지수도 같은 기간 7.1% 하락했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S&P500지수가 6.4%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상하이종합지수가 4000을 넘긴 것은 2015년 6월이 마지막이다. 궈타이쥔안증권은 강세장을 예측하는 주요 근거로 불확실성 해소를 꼽았다. 인플레이션과 시중 유동성, 기업 실적 등 다양한 '변수'들이 구체적 숫자가 나오면서 '상수'로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생산자물가(PPI)는 원자재가격 상승 탓에 지난 3월과 4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4.4%, 6.8%씩 뛰었다. 행정부인 국무원은 "비정상적 원자재가격의 배후에 있는 투기 세력을 점검하겠다"며 관련 기업들을 소환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원자재 가격은 최근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천셴순 궈타이쥔안 연구위원은 "지난 4월 전체 은행권 대출 규모가 1조8500억위안(약 324조원)으로 전월 대비 45% 줄어든 것을 볼 때 유동성 회수도 마무리 단계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천주로는 증권주인 둥팡차이푸, 배터리주인 간펑리튬과 CATL을 제시했다.

중국 최대 중신증권도 인플레이션 압력 해소와 기업 실적 호전을 기반으로 한 상승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떨어지는 칼날 잡지 말아야"
'바닥론'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신중론'도 아직 건재하다.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라'는 증시 격언이 아직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홍콩 BCA리서치는 "빅테크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독점 규제와 금융업 제한 조치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알리바바, 텐센트 등 주요 기술주들의 약세를 예상했다. 중국 독점규제 당국은 알리바바에 1조8000억위안(약 3조1000억원)의 반독점 벌금을 물린 데 이어 텐센트, '중국판 배달의 민족' 메이퇀뎬핑 등으로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중국 금융당국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금융업을 하는 빅테크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아놓고 은행급 규제를 받는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요구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알리바바 계열 핀테크업체 앤트그룹의 상장을 중단시킬 때도 금융지주회사가 아니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같은 요구를 빅테크 전반에 확대한 것이다. UBS증권도 같은 이유로 중국 포트폴리에오에서 빅테크 비중을 줄일 것을 조언했다.

핑안증권은 중국의 긴축과 미국의 금리 상승이 앞으로도 중국 증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낙관론자들과 달리 앞으로도 중국 정부가 물가를 관리하기 위해 시중 유동성을 계속 회수해 나갈 것이란 예측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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