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강타한 '이준석 신드롬'…與.野 모두 바짝 긴장했다[여기는 논설실]

입력 2021-05-26 08:47   수정 2022-04-27 09:58


'이준석 신드롬'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36살의, 국회의원 당선 경험이 전무한, 원외인사가 제1 야당(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치사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준석의 인기세는 점점 '대세론'으로 가는 모양새입니다. "지나가는 바람"이라는 평가 절하와 함께 "새로운 역동성과 흐름"이라는 긍정 평가가 동시에 나옵니다.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여당은 젊은 야당 당 대표의 출연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2030세대로부터 '내로남불당' '불공정당' 딱지가 붙어있는 판에 젊은 야당 당대표까지 나올 경우 '꼰대당' '늙다리당' 라벨까지 붙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년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에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이준석 신드롬이 '찾잔 속 태풍'에 그칠 지, 한국 정치권과 대선 지형 자체를 바꿀 '회오리'가 될 지 주목됩니다.
◆이준석 대세론에 견제 목소리 나오는 국민의힘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6월11일 예정돼 있습니다. 당 대표 1명과 4명의 최고위원, 1명의 청년최고위원을 뽑게 됩니다. 현재 당 대표 후보로 8명, 최고위원은 10명, 청년최고위원은 5명이 등록돼 있습니다.

주목받는 게 당 대표 경선입니다. 8명의 후보들 중 예비 경선을 통과한 5명이 본 경선을 치르게 됩니다. 예비경선은 민심(여론조사 결과)와 당심(당원투표 결과)을 각각 50%씩, 본경선에선 민심 30%, 당심 70%를 반영됩니다. 예비경선 투표는 29일, 본경선 투표는 내달 9~10일 치러집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예비경선에서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30%를 넘는 지지율로 다른 7명의 후보들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무서운 점은 국민의힘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에서도 1등이고,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1등이라는 점입니다. 지지율이 30%를 넘어서자 '대세론'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서 30%가 되면 대세가 되고, 35%가 되면 게임 끝"(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당원들도 여론조사를 보기 때문에 민심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이 전 최고는 당내서도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의원의 후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제주지사의 지지도 확보했습니다. 단순한 바람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준석 신드롬이 불면서 그의 경력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벤처기업을 운영하다 2011년 박근혜 전 새누리당 대표로부터 비상대책위원 영입제안을 받고, 정치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이른바 '박근혜 키즈'입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탄핵에 찬성했고, 이 후 새누리당을 나와 바른미래당,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으로 당적을 옮겼습니다. 뛰어난 언변과 이슈 장악력, 여론 변화을 따라잡는 감각 등을 내세워 방송토론과 SNS를 통해 일반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성일종·하태경 의원 등이 나서 이준석 신드롬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2030세대로 외연 확대하기 위한 좋은 시도""새로운 역동성을 보여준다"라고 적극 평가합니다. 그러나 "한 때 지나가는 바람"(무소속 홍준표 의원)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야당이 뭔가 변화를 보여주려는 '안타까운 몸부림'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대선을 불과 10개월 앞둔 이 중차대한 시점에 또 다시 실험 정당이 될 수는 없다”는 주장입니다.
◆"장유유서의 나라" vs "꼰대당 낙인 걱정된다"

이준석 신드롬을 지켜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바짝 긴장한 모습이 역력합니다. 야당에서는 선거승리 후 강력한 세대교체 바람까지 불고 있는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참패 이 후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하기 때문입니다. "당 이름만 빼고 다 바꾸겠다"(송영길 당대표)고 약속했지만 선거 패배 주요 원인이었던 부동산 정책조차 당내 반대 목소리에 손도 못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사이 지지층은 이탈하고 당 지지도는 10주째 국민의힘에 밀리고 있습니다. 여기다 지난달 재보궐 선거 이 후 민주당에는 '위선적', '내로남불', '무능력' '성추행'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됐다는 자체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이런 상황에 30대 야당 당 대표가 출연해 운동권 출신 586세대 여당 당대표와 나란히 서는 구도가 연출된다면 늙다리당, 꼰대당 이미지까지 덧붙여질 우려가 큽니다. 이런 구도가 현실화된다면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는 해보나마나 한 게임이 됩니다. 벌써부터 당 내부적으로 "이러다 우리가 보수당, 꼰대당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당대표가 나서 문재인 정부의 대표 경제정책인 소주성(소득주도성장론)을 정면 비판하고, 20대들의 얘기를 경청한다며 민심투어에 나서는 것은 어쩌면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내부적으로도 꼰대당으로 낙인찍힐 언사에 대한 경계가 커지고 있습니다.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25일 한 방송에서 이준석 신드롬과 관련 "우리나라엔 장유유서 문화가 있다"고 말하자 "민주당이 어쩌다 장유유서를 말하는 정당이 됐나. 꼰대 정당으로 낙인찍힐까 걱정스럽다”(박용진 의원)이라는 비판이 바로 터져 나왔습니다.

이준석 신드롬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대한민국 청년의 한 사람으로서 구태와 관습에 젖어들지 않은 '젊은 정치'를 응원한다. 여야를 떠나 이동학 최고위원과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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