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인플루언서들에게 화이자 백신을 음해하는 대가로 2000유로(약 275만원)를 주겠다는 제안을 하는 정체불명의 기관이 등장했다. 이 기관의 배후에는 러시아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정보당국은 자국 인플루언서들에게 접근하고 있는 파즈(Fazze)라는 기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 기관은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비판하는 콘텐츠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는 대가로 돈을 주겠다며 프랑스 인플루언서들에게 접근해 왔다. 이 기관은 이메일을 활용해 인플루언서를 포섭하고 있으며 한 프랑스 인플루언서는 대가로 2050유로를 제안받기도 했다. 파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사람보다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의 사망률이 3배 높다는 허위정보를 담은 콘텐츠 제작을 인플루언서들에게 요청했다. 또 정부가 왜 화이자 백신 도입에 적극적인지 의문을 제기하라는 ‘음모론’ 유포를 의뢰하기도 했다. 단 파즈가 이를 의뢰했다는 사실을 비밀에 부치라는 조건이 붙었다.
프랑스 정보당국 관계자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파즈의 배후를 러시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널리 쓰이는 화이자 백신에 대한 공신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러시아의 공작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과거에도 러시아는 자국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서방 국가의 제약사 백신에 대한 허위정보를 퍼뜨리는 공작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았다.
파즈는 자사 웹사이트에 영국 주소를 기재했으나 영국 등록법인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의 한 구인구직 사이트에 따르면 파즈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대행사 애드나우의 계열사로 기재됐다. 파즈 임직원들은 링크트인에 자신을 러시아에서 학위를 받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WSJ는 “파즈가 인플루언서들에게 의뢰한 내용은 지난달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의 공식 계정에 올라온 트윗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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