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미국 CNN에 따르면 전날 미국 아이다호주 대배심은 남편 채드 데이벨(52)과 부인 로리 밸로우(47)를 밸로우의 자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했다. 데이벨은 전처인 태미를 살해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데이벨은 태미 사망 몇 주 뒤 밸로우와 재혼했다.
대배심은 이들 부부에게 아이들을 살해한 데 대해 1급 살인 혐의를, 아이들과 전처를 살해한 것에 대해 1급 살인 공모 혐의를 적용했다.
살해된 두 아이는 타일리 라이언(사망 당시 17·여)과 조슈아 잭슨 밸로우(사망 당시 7·남)다. 아이들은 2019년 9월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실종됐다. 경찰은 이듬해인 2020년 6월 아이다호주 프리몬트카운티에 있는 데이벨의 집 뒷마당에서 이들의 유해를 찾았다. 데이벨의 전처 태미는 2019년 10월 잠을 자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사건은 경찰이 이들 부부에게 실종된 아이들의 행방과 전처의 죽음에 대해 심문을 한 뒤 이들 부부가 갑자기 종적을 감추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끄는 뉴스가 됐다.
이 부부는 '둠즈데이 커플'(최후의 심판의 날 부부)로 불려왔다. 데이벨은 심판의 날 관련 단체에 연관된 인물로 종말론 소설을 쓰기도 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이 부부의 종교적 신념이 살인을 저지른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들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중에는 숨진 전처를 "악령에 사로잡혔다"고 표현한 내용도 있다.
아울러 데이벨은 전처 태미가 숨지기 한 달여 전 태미 앞으로 들어 놓은 생명보험을 변경해 사망보험금을 최대로 올렸다. 이 때문에 데이벨은 보험 사기 혐의로도 기소됐다.
밸로우의 사연도 주목받고 있다. 밸로우는 2019년 1월부터 전 남편 찰스 밸로우와 별거 중이었다. 찰스는 아들 조슈아에 대한 양육권 얻기 위해 소송을 하고 있었다. 같은 해 7월 이들 부부는 부부 싸움을 하다가 몸싸움을 벌이게 됐다. 전 남편 찰스가 야구방망이를 들고 소리를 지르자 같은 집에 있던 밸로우의 오빠 콕스가 전 남편을 총으로 쏴 죽였다. 콕스는 이 사건으로 기소되지는 않았지만 같은 해 12월 자연사했다.
전 남편 찰스는 이혼 법원에 "밸로우가 자신을 신이라고 믿는다"고 진술한 적이 있다. 사람들이 예수의 재림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구로 보내진 신이란 얘기다.
대배심은 이날 기소장에서 이들 부부의 자녀와 전처가 어떻게 숨졌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검찰은 코로나19 여파로 이들에 대한 기소가 늦춰지면서 아이들의 유해가 발견된 지 거의 1년 만에 기소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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