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한 때 12조에서 3조로 '털썩'…'개점 휴업' 상태인 중동계 은행의 정기예금 유동화

입력 2021-05-2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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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5월26일(17:0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 때 활황이었던 중동계 은행의 정기예금 유동화가 시들해졌다. 환율 스와프(맞교환) 비용을 감안하고도 남을 만큼 금리상 이점을 누리기 어려워져서다.

26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 4월 말 기준 중동계 은행의 정기예금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포함) 발행 잔액은 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8월 말만 해도 12조원을 웃돌며, 해외은행 정기예금 ABCP 발행 잔액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5월 불거진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ABCP 상환리스크(위험) 이슈에 이은 터키발 금융시장 불안을 계기로 급격하게 위축됐다. 이후 최근까지 좀체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기업평가는 "해외은행 정기계금 유동화 딜(deal)은 2018년 CERCG 사태에 터키발 금융 불안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했다"며 "최종적으로 상환 불이행 사태를 겪은 CERCG 이슈와 달리 중동계 은행 정기예금 유동화 딜의 경우 불안 심리가 야기한 일시적 유동성 리스크가 문제됐을 뿐 결과적으로 금융사들의 실질적인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계 은행 정기예금 유동화는 정확한 위험노출액 등 실체가 가려져 있었던 탓에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더 크게 자극했다"며 "그 이후 불안 심리는 진정됐지만 해외은행 관련 정기예금 유동화 딜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올 들어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발행이 재개되는 등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을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게 한국기업평가의 판단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해외은행 정기예금 유동화가 예전만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보다 금리 매력이 사라진 데 있다"며 "참여 금융사들이 늘고 이로 인한 경쟁 심화로 결정 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에 과거 고금리 시절 누렸던 장점이 희석됐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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