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눈 크게 뜬다고 똑똑해 보이지 않습니다."
검찰총장 청문회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나왔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청문회 도중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조수진 의원이 툭하면 제 얘기하는데 눈 그렇게 크게 뜬다고 똑똑해 보이지 않으니까 발언권을 얻고 얘기하라"고 말했다.
조수진 의원은 이에 "뭐라고?"라고 하며 박주민 민주당 의원에게 "제지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의를 진행하던 박주민 의원은 "표현을 정제해달라"고 진화에 나섰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이날 저녁 식사를 위한 정회를 한 뒤 오후 8시 30분부터 속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회 직전 일어난 김용민 의원과 조수진 의원 간 충돌로 재개되지 못했다.
김용민 의원은 법조계의 '전관예우' 관행을 비판하며 과거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대리 수술 사망사건 은폐 자문' 의혹을 거론했다.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출신인 유상범 의원이 변호사 시절 한 병원에서 발생한 무면허 대리 수술 사망사건에 관한 상담을 해주는 과정에서 '사건 축소'를 제안했다는 의혹 보도 화면을 재생했다.
그러자 유상범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김용민 의원이 자신의 얼굴과 육성을 그대로 노출하면서 동료 상임위원회 의원에게 도리를 지키지 않았고, 사건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았다"며 항의했다.
그는 "사건을 선임하기 전 상담하는 단계였고, 그 이후 수임한 사건도 나중에는 사임했다"며 "사건에 대해 어떤 역할도 관여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용민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먼저 시작했다"며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이야기하며 저를 얼마나 많이 거론했냐"며 "아까 유상범 의원이 띄운 피피티에도 제 이름과 얼굴이 그대로 박혀 있더라. 먼저 예의를 안 지킨 것 아닌가"라고 맞받았다.
김용민 의원은 이어 조수진 의원에게 "눈 크게 뜬다고 똑똑해 보이지 않는다"는 발언을 했다.
조수진 의원은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용민 의원이 마이크 잡고 별별 이야기를 다한다"며 "김용민 의원이 사과를 하면 곧장 인사청문회를 재개하자고 여러 차례 박주민 의원에게 당부했지만 오후 11시 10분까지 기다려도 답이 없었다. 인사청문회를 뭉개려는 의도가 틀림없다. 이런 인사청문회, 대체 왜 하자고 했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용민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이다"라며 "더불어민주당 수준을 많은 분이 생각할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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