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자 세금 신고의 달이다. 사업가에게 5월과 6월은 해마다 거쳐야 하는 필수 관문이고 동시에 똑똑하게 보내야 하는 시기다. 단순히 세금을 더 많이 내고 적게 내는 문제가 아니다. 공정하게 세금을 납부해야할 조세의 의무가 있고, 더 나아가서는 자칫 세금 누락, 탈세 등 불성실함과 관련된 의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중하게 보내지 않으면 정당한 세금납부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서 납부해야할 세금보다 더 많이 납부하게 되거나, 때로는 번 돈 보다 많은 금액을 과징금이나 추가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때문에 필자가 1년 중 가장 신경을 쓰고 바쁜 시기이기도 하다.
사업가와 마찬가지로 연예인에게도 중요한 시기다. 인기와 활동량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수입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뒤늦게 후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활동을 통해 얻은 인기가 쌓이고 쌓이면 무명시절의 수입에 비교하여 수십배, 수백배로 불어났다가 줄어들기도 하는 게 연예인의 몸값이다.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세금을 고지받아 당황해하는 연예인을 종종 볼 수 있다. 연예인뿐 아니라 장사나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초심자들에게도 비슷하게 보여지는 현상이다. 세금 고지서를 받고 놀라기 전에 수입에 따른 예상 납부 금액을 미리 점검하고 그에 따른 방안까지 사전에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
필자는 수년간 연예인들과 그와 비슷한 프리랜서 형태의 수익양상을 가진 개인소득사업자의 자산을 관리해오면서 그들이 똑똑하게 절세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세금 납부의 의무를 회피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다. 적어도 ‘세금 폭탄’ 만큼은 피하자는 말이다.
연예인을 포함한 다수의 개인사업자들은 돈이 많이 벌릴수록 더 바빠진다. 관리해야 하는 영역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세무 회계 담당 직원을 고용하지 않는 이상 직접 모든 걸 관리해야 하는데 그런 전문인력을 두기에는 여건이 녹록치 않다. 결국 일과 경영을 동시에 하게 되면서 수입과 지출을 증빙하는 과정에서 소명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잘못된 정보 때문에 패널티를 받기도 한다. 수입과 지출을 꼼꼼히 관리해줄, ‘믿고 맡길’ 사람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이런 방식의 세금관리는 실수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명 아이돌 A씨의 일화를 들어보자. A씨가 세금 신고했던 서류 목록에는 몇백만원의 기부금이 전부였다. 인건비, 교통비 등 일체의 진행비는 비용으로 신고하지 않아 많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었다. 똑똑한 세금관리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필자는 이런 일에 대비하여 실무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곁에 두라고 조언한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수성과 세무에 대한 지식이 많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는데 구매 비용을 지출로 증빙할 수 있는지’ ‘어떤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게 세금 감면에 도움이 되는지’ 등 사소한 궁금증도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게 좋다. 사람에 따라, 케이스에 따라 다른 컨설팅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사업자가 있으면 지출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경비의 범위가 확대되기 때문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면세 사업자로 신고되는 연예인은 사업자 유무가 크게 좌우하지 않지만 직원 고용에 따른 인건비 지출에 있어 원천세 신고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유튜버가 MCN(일종의유튜버기획사)와 일반과세사업자나 법인사업자로 상호간의계약을 추진하기도하고 동일한 사업자로 부대사업을 확장하는 경우도 있으나 연예인은 이와 관련된 규제나 법규들을 잘 살펴야한다. 전문가가 필요한 두 번째 이유다.
인건비 신고를 예를 들어본다면 유명 연예인 B씨의 일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B씨는 활동량이 많아지면서 본인의 매니저에게 맡기기 어려운 각종 계약과 은행업무, 회사와의 미팅 등을 부모님에게 부탁하였고, 부모님은 최선을 다해서 도왔다. B씨는 부모님에게 그 대가로 인건비를 매달 지급했다. 그런데 국세청에서는 부모님의 인건비를 지출로 인정하지 않았다. 가족이라는 이유에서였다. B씨는 '탈세를 목적으로 한 임의 고용'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과태료까지 더해서 더 많은 금액을 세금으로 납부했다.
반면에 비슷한 상황에 놓인 C씨는 동일한 세금수정신고 통보를 받고 부모님과 함께 관할세무서에 직접 방문했다. "어렸을 때부터 본인을 뒷바라지 해온 부모님에게 드린 돈을 인건비로 인정해달라"는 진정서를 관할세무서에 제출했고, 각고 끝에 결국 지출로 인정받았다. 자신이 쓴 돈을 지출로 인정받아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는 방법은 상황에 따라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였다고 하겠다.
기부가 절세에 도움이 되느냐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도움이 된다. 기부한 금액만큼 납부해야할 세금에서 공제 해주는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명 엔터테인먼트는 사회공헌팀을 운영 중이고, 몇 연예인들은 사회적 공헌활동을 돕는 전문가를 따로 주변에 두기도 한다.
다만 종교 단체같은 지정기부금단체인지 장애인 시설 같은 법정기부금단체인지에 따라 기부금 인정 한도가 다르다. 몇 년전에 가수 D씨가 재산의 대부분을 기부하고도 조세법상 그 기부금 전액이 세금공제가 되지않아 수억의 세금이 징수되는 사례도 있었다.
연예인들이 소득세를 납부하기 위해 돈을 빌리러 다닌다는 이야기를 방송을 통해 털어놓기도 한다. 정말 돈이 없어서일까. 세금이 얼마 나올지 예측하지 못하고 모두 지출하다보니 세금낼 돈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일 것이다. 때문에 연예인은 불규칙한 소득으로 인해 다음해 납부하게될 세금을 정기적으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세금 납부를 위한 금융상품에 미리 가입해두거나 미리 자금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필자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다년간의 경험으로 축적된 노하우가 많은 전문가도 중요하고, 사업자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본인의 직업에 대한 특성과 이에 당연히 뒤따르는 세금에 대해 잘 이해하고자 하는 개인의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는 게 세금 납부다. 대중과 팬들은 본인들이 준 관심과 사랑으로 번 돈을 깨끗하고 좋은 방법으로 의혹없이 잘 써주길 바랄 것이다. 스타는 그 사랑에 보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
크리스권(국내 1호 비즈니스매니저, BMC(비즈니스매니지먼트코퍼레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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