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야권 잠재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해 “내면에 어떤 생각을 담고 있는지 빨리 드러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이낙연의 생각?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윤 전 총장이)뭔가 숨고 있는 느낌"이라며 "그것은 당당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국격에 맞는 지도자가 누구인지 정하는 건 국민들의 몫"이라면서도 “남북대치 상황과 G3(미국·중국·일본)에 둘러싸인 유일한 국가라는 점에서 지도자의 대외정책이나 국제적 식견·감각·경험을 좀 더 중시해주셨으면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외교현안에서는 윤 전 총장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낙연의 생각>은 영남일보 논설위원 출신인 문형렬 작가가 대담 형식으로 엮은 자서전이자 정책 구상집이다. 문 작가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과 대담을 토대로 ?대한민국이 묻는다-문재인이 말하고 문형렬이 엮다?를 펴냈다.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대표는 이상적인 지도자상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꼽았다. 그는 “바이든이 지난 선거과정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비하면 비하면 무색무취한 지도자라고 느껴졌지만 취임 이후 예상을 뛰어넘는 결단력을 보여줬다”며 "양극화 완화를 위해 최저임금을 단번에 37% 인상하는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바이든이 동맹국 정상에 보여준 존중과 배려는 참 우아하고 좋았다"며 "한국 국민들도 이처럼 커지고 높아진 국격과 걸맞은 지도자를 갈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과거사 문제로 악화된 한일관계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지금은 결코 바람직한 상태는 아니다”라며 "외교당국에 좀 더 재량을 주면 풀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중 대결구도 사이에 놓인 한국과 일본이 협력을 강화하지 않고 무슨 대안이 있는지 양국 지도자에 묻고 싶은 심경”이라고도 했다.
책 내용에는 ‘조국 사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내용도 들어갔다. 이 전 대표는 “논문 제1저자 등재나 특정계층 학생들만이 부모찬스를 이용해 인턴을 하는 조건은 공평한 제도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지난 1월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문 대통령에 건의했던 일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정치적 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갈등과 분열, 충돌을 풀어가는 방법의 하나로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를 공론화했다”며 “결과적으로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거론의 시기와 방법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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