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진단업체인 바디텍메드가 이런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최의열 대표(사진)는 27일 기자와 만나 “환자의 피를 떨어뜨리면 20분 만에 체내 인플릭시맙 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장비를 개발했다”며 “이들 장비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공급하는 계약도 맺었다”고 말했다.
바디텍메드의 인플릭시맙 측정 장비는 이 성분이 들어간 셀트리온 제품인 ‘램시마’ 주사를 맞는 환자에게 쓰인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얀센의 ‘레미케이드’를 포함한 세계 인플릭시맙 시장이 10조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번에 개발한 장비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최 대표는 “기존 진단키트는 검사 후 결과를 받는 데 1~2주일이 걸려 ‘주사 맞을 최적의 시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안 됐다”며 “이로 인해 인플릭시맙 진단키트 시장은 사실상 사장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바디텍메드 제품이 현장에 쓰이면 환자마다 자신의 ‘투약 주기’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수차례 검사를 통해 약효 지속 기간이 10주로 나온 환자는 10주마다 인플릭시맙 주사를 맞으면 된다는 얘기다.
바디텍메드는 올 3분기엔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아달리무맙’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진단키트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 성분을 쓴 오리지널 의약품은 미국 애브비의 ‘휴미라’다. 셀트리온은 ‘유플라이마’란 이름의 바이오시밀러를 유럽에 공급 준비 중이다. 최 대표는 “또 다른 7개 항체치료제에 대한 진단키트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진단장비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사업에도 뛰어든다. 코로나19 여파로 자체 진단키트를 갖추려는 기업이 늘어난 점을 감안한 것이다. 최 대표는 “유명 해외 진단기업과 형광 면역진단 장비에 대한 ODM을 논의 중”이라며 “지금까지는 바디텍메드 제품을 파는 데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해외 기업의 진단장비를 대행 생산하는 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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