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포기는 백신 생산을 늘리려는 동기를 강화하지 못할 것이다. 백신 생산의 경제성을 개선하기도 힘들다. 세계은행은 40억달러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저개발국이 백신을 획득하고 배포하는 것을 돕고 있다.
경쟁 부족이나 독과점 또한 문제가 아니다. 네 개의 러시아산과 다섯 개의 중국산을 포함해 백신은 총 15종에 이른다. 이미 많은 수의 백신이 승인됐고 수십 개 백신이 더 개발되고 있다. 백신을 빠르게 생산해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유일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백신 공동 구매·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는 주춤하고 있다. 대부분 국가는 원조 자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백신을 무료로 얻고 있다. 이는 코백스의 자체 현금 흐름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형평성이라는 명분으로 앞으로 백신은 특정 국가에 집중되기보다 여러 나라에 동시에 보급될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콩고는 최근 1000회에도 못 미치는 백신을 접종했는데 유효 기간이 만료될 위험이 있는 130만 회분을 반환하려고 했다.
현재 미국은 필요한 수준보다 많은 백신을 갖고 있다. 미국에서 승인받지 못한 6000만 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확보한 상태다.
세계 각국은 자국 유권자들을 우선시할 것이다. 정치인들은 정치적으로 행동할 것이다. 국제 구호단체 고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백신 특허 포기 제안이 비록 좌파들에게 인기가 있을지 몰라도 투자자들이 처음부터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붓게 한 역동성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일한 인센티브로 인해 부스터 백신보다 실용적인 전달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끌어모으고 있다.
인도 상황은 공포스럽다. 10억 명의 인도인들은 아직 바이러스에 노출조차 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필리핀 등 도시화된 개발도상국들과 중국에 있는 수백만 명에게 접종하는지 여부가 향후 10년간 세계가 안정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를 결정할 것이다.
정리=정인설 기자
이 글은 홀만 젱킨스 WSJ 칼럼니스트가 쓴 ‘Biden Gets a Real Vaccine Job’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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