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LX홀딩스, 분할·재상장 첫날 '기대 이하'

입력 2021-05-27 17:14   수정 2021-05-28 02:51

LG와 LX홀딩스가 분할·재상장 첫날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분할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미 주가가 급등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4일 8만5900원으로 올해 기준 저점을 찍은 LG는 자회사 주가가 오른 데다 인적분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면서 지난달 28일까지 약 한 달간 47% 급등했다. 12만6500원으로 사상 최고가였다.

LG와 LX홀딩스의 분할비율은 0.912 대 0.088이다. 인적분할인 만큼 기존 LG 주주는 LG 주식과 LX홀딩스 주식을 모두 받았다. LX홀딩스의 경우 주당 0.088주를 받아야 하나 LX홀딩스가 재상장과 동시에 5 대 1로 액면분할하면서 0.44주를 받았다. LG는 지난달 29일부터 거래가 정지됐고, 약 한 달간의 거래 정지 기간을 거쳐 27일 변경·재상장됐다.

변경·재상장되는 시점에 LG와 LX홀딩스 모두 개장 전 30분간 동시호가를 받았는데, 평가가격의 5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한다. 거래 정지 직전 LG 종가는 12만6500원이었다. LG는 27일 이 가격에서 5.53% 하락한 11만95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거래 시작 후에도 주가가 9.21% 급락해 10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X홀딩스는 12만6500원에서 5 대 1로 액면분할한 2만5300원을 기준으로 하한선인 50% 가격(1만265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이후에도 주가는 5.14% 하락해 1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정지 기간 코스피지수가 0.4%밖에 하락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치 못한 주가 하락이라는 평가다. 분할하기 전 주가가 급등한 데다 주요 계열사인 LG화학이 이날 리콜 사태와 크레디트스위스(CS)의 매도 보고서 여파에 3.49% 하락했고, LG전자도 1.64%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LX홀딩스가 50% 하락한 가격에 시초가를 형성하는 등 예상치 못하게 변동성이 커진 것이 LG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내 구본준 LX홀딩스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 간 지분 교환을 통해 계열 분리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가운데 LX홀딩스 주가가 예상보다 많이 빠지면서 대주주 간 지분 가치 차이가 커졌다”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지분을 정리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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