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데이터와 다양성

입력 2021-05-27 18:40   수정 2021-07-0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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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배우 윤여정 씨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올해 시상식은 여성과 아시아인, 흑인 등 유색인종·여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평을 받았다. 이렇게 차별을 타파하는 변화의 물결은 기업 문화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내가 몇 해 전 미국 본사를 방문했을 때, 다양성과 관련한 기업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은 적이 있다. 오래전 경험이었지만 내가 속한 회사에서는 이미 여성, 인종, 차별이 없는 다양성을 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러 기업은 사내 문화에 다양성과 포용력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포용은 소외된 사람들도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을 만큼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다양성이 높은 조직일수록 변화하는 시장에 빠르게 적응하고 높은 성장을 이끈다. 모든 구성원이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더 다양한 소비자를 이해하고 신속하게 시장의 요구를 파악할 가능성도 높다. 기업의 혁신을 불러올 게임 체인저 발굴을 위해서도 다양성과 포용력은 전략적인 측면에서 우선순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

맥킨지 연구 보고서 ‘다양성이 이겼다’에 따르면 실제로 젠더 다양성이 제일 높고 낮은 기업 간의 성과 차이는 48%까지 나온다고 한다. 다양성이 높을수록 우수한 성과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다양성이 높은 조직일 때, 비로소 존재하는 오차 한계를 줄여 나갈 수 있고 데이터를 세분화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다양성은 데이터 분석에서도 중요하다. 다양성을 결여한 조직에서는 편향된 관점으로 결과를 도출하기 쉽다. 이 때문에 더 격조 높은 다양성과 포용력을 원하는 기업에 데이터는 큰 도움이 된다. 데이터를 세분화하면 기업 내에서 일어나는 데이터에 관한 여러 가지 편견을 없앨 수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 안의 숨겨진 보석과 같은 무한한 가능성을 더 효과적으로 발견하고 활용할 수 있다. 기업이 적용 가능한 통찰력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보다 풍부하고 세분화된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는 기업이 다양성과 포용력을 갖추는 데 효과적인 길이다.

다양성과 포용력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 기업마다 각기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기에 다양성과 포용력을 위한 프로그램을 일반화할 수도 없다. 심지어 포괄적인 기업 내 다양성을 포용하는 것은 하루 아침에 될 수 없다. 이제는 데이터에 기반하고, 분석을 통해 다양성과 포용이라는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각 기업의 문화와 특성에 맞게 최고다양성책임자(CDO)를 두거나, 관련 컨소시엄과 센터를 구축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런 시도가 데이터 분석에 근거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를 통해서 비로소 우리는 보다 공평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통찰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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